[도쿄올림픽]한국 여자배구, 숙적 일본에 역전드라마...8강 진출 확정(종합)

by이석무 기자
2021.07.31 22:11:43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 김연경이 시마무라 하루요, 모미 아키를 피해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여자배구가 세계랭킹 5위 일본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개최국 일본을 세트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눌렀다.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0-3으로 패했지만 이후 케냐, 도미니카공화국에 이어 일본까지 꺾은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 3승 1패를 기록, 남은 세르비아전 결과와 상관없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드라마틱한 승리였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이 일본보다 아래였다. 한국은 세계랭킹 14위인 반면 일본은 5위다. 이날 경기 전까지 상대 전적도 54승 91패로 한국이 열세였다. 가장 최근에 맞붙었던 올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도 한국은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한국은 끈질긴 수비와 김연경, 박정아, 김희진 ‘삼각편대’를 앞세운 공격을 일본의 조직력을 흔들었다.



한국은 1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1세트에만 김연경이 7점을 책임졌다. 박정아와 양효진은 블로킹을 각각 2개씩 잡아내면서 일본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한국은 1세트 블로킹 숫자에서 6-0으로 일본을 압도했다.

2세트를 내준 한국은 다시 3세트를 가져와 승리를 눈앞에 뒀다. 김연경이 3세트 7점을 올린 가운데 2세트부터 본격 가동된 이소영이 5점을 올리며 뒷받침했다. 일본은 고가 사리나가 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범실을 7개나 쏟아내며 스스로 무너졌다.

한국은 4세트를 일본에 내줘 마지막 5세트를 치러야 했다. 한국은 5세트에서도 12-14로 매치포인트를 일본에 허용했다. 하지만 벼랑 끝에서 박정아의 연속 득점이 나오면서 극적으로 듀스를 만들었다. 이어 상대 공격범실에 이어 박정아가 마지막에 다시 공격 점수를 올려 짜릿한 역전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날 한국은 김연경이 양 팀 최다인 30득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박정아도 15점을 책임졌다. 특히 5세트 막판 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역전승을 앞장서 이끌었다. 센터 양효진도 12점에 블로킹을 4개나 잡아내며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블로킹에서 14-10으로 일본에 앞선 것이 결과적으로 승리를 가져온 원동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