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의회, 민다나오섬 계엄령 연말까지 5개월 연장 승인

by방성훈 기자
2017.07.24 09:27:37

두테르테 요청에 상·하원 모두 압도적 찬성으로 승인
반대 의원들 "의회, 대통령 거수기 전락" 비판

로드리고 두테르테(가운데)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20일 민다나오 섬 내 마라위를 방문하기 위해 카가얀데오로 공항에 도착한 모습.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필리핀 의회가 정부군과 이슬람국가(IS) 추종 극단주의 무장 반란군 간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남부 민다나오 섬에 대해 계엄령 연장을 승인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23일 IS 축출을 위해 임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의회는 전날 종료된 민다나오 섬에 대한 계엄령 선포 기간을 5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하원에서는 찬성이 245표로 반대 14표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상원에서도 찬성이 16명으로 반대 4명을 크게 웃돌았다.

이날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은 교전이 일어난 도시 마라위를 제외하고는 반란이 일어난 증거가 없다면서, 계엄령 연장 기간은 5개월이 아닌 헌법에 명시된 60일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찬성으로 연장 기간이 5개월로 확정됐고, 일부 의원들은 의회가 대통령의 거수기(echo)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7일 아직 민다나오 섬 내 안전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고 폭탄이나 무장 대원이 숨어있을 수 있다며 계엄령 연장을 요청했다. 현재 필리핀 의회는 상하원 모두 친(親)두테르테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다. 대법원도 지난 4일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합헌 결정을 내린바 있다.

한편 BDO유니뱅크의 조나던 라벨라스 선임연구원은 “이번 의회의 계엄령 연장 승인은 대통령의 경제 및 재정 안건들이 조만간 의회에서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