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공격 대비 “연합훈련 확대…전략자산 적기 배치”(종합)

by박태진 기자
2022.05.21 19:41:53

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대북 억지력 중요”
포괄전략동맹 발전…가치공유 국가끼리 우선 유대
반도체·배터리·원자력·우주개발 협력 강화
尹, IPEF 참여 공식화…“지역 질서 함께 구축”
바이든 “민주주의 기반 국제질서 지킬 것”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한미 정상은 21일 북한 핵공격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다양한 연합훈련을 확대하고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를 재가동하며 전략자산을 적기에 배치하기로 했다. 또 국제 안보 질서 변화 속에서 경제안보 협력 강화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그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급망·첨단기술서 수시소통…신형원자로 개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한미동맹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오랜 과제와 함께 팬데믹 위기, 교역질서 변화, 공급망 재편, 기후 변화, 민주주의 위기 등 새로운 도전과제에 직면해있다”면서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그 이행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두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며 “안보는 타협할 수 없다는 공동의 인식 아래 강력한 대북 억지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선 “바이든 대통령도 실효적인 확장 억제 공약을 다시 확인해 주셨다”며 “구체적으로는 한미 연합 방위 태세의 핵심인 연합훈련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협의를 개시하고, 필요한 경우 미국의 전략자산의 적시 파견을 조율하면서 추가조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의 길로 나설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외교적 노력을 다할 것이다. 안보리 결의도 국제사회와 함께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지원 문제는 정치·군사적 사안과는 별개라고 재차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경제가 안보, 안보가 곧 경제인 시대에 살고 있다. 국제 안보 질서 변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우리 국민의 생활과 직결돼 있다”며 “새로운 현실에 맞게 한미동맹도 한층 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도전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연대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며 “한미동맹은 그런 연대의 모범”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를 굳이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끼리 먼저 긴밀하게 유대관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정상은 또 신산업 분야 협력, 그리고 역내 질서 구축을 위한 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저와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배터리, 원자력, 우주개발, 사이버 등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국제질서 변화에 따른 시장 충격에도 한미 양국이 함께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간 경제안보대화를 신설해 공급망과 첨단 과학기술 들 경제안보 분야에서 양국이 수시로 소통하고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지속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성에 필수적인 질서 있는 외환시장, 신형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수출 증진 등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 방산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 할 수 있는 ‘국방 상호 조달 협정’ 협의도 개시하기로 했다.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도 공식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규범에 기반한 인도·태평양 지역 질서를 함께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그 첫걸음은 IPEF 참여”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백신·온실가스도 협력

이밖에 한미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해결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토대로 국제사회의 코로나 대응 노력에 동참하기로 했다.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2050 탄소중립 달성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고 윤 대통령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늘 저는 저와 바이든 대통령의 생각이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일치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미 양국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 이러한 도전 과제에 함께 대응해 나가면서,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보다 필수적”이라고 화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반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을 배팅은 없다”며 “우리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혁신에 대한 의지, 한국과 미국은 장벽을 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자를 통해 우리 국가는 가까워질 거다. 그리고 더 긴밀히 협력을 확인할 거다”라며 “공급망을 강화할 거고, 충격에 대비하게 만들 거고, 경제에 경쟁 우위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팬데믹에 맞서 싸우고, 보건안보를 강화해 다음 글로벌 보건 위기에 대처해 나갈 것이다. 기후 해결책을 찾고, 전기차를 개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의 민주주의 가치를 위해 싸우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위협에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