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수퍼 버스를 소개합니다

by조선일보 기자
2009.01.22 12:40:00

명소에만 딱딱 서는 1000원짜리 여행 가이드
남춘천역서 소양댐으로… 춘천 12-1번

[조선일보 제공] '첫사랑'과 어울리는 도시 춘천. 그 춘천을 버스로 다녀보면 또 다른 맛이다. 12-1번을 타면 춘천역에서 시내 주요 지역을 둘러본 다음 소양댐 정상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춘천, '물맛'을 제대로 보고 오는 여행이다. 소양댐만 보고 오기 심심하면 청평사(淸平寺)까지 다녀와도 된다. 시내로 돌아오다 '윗샘밭(천전리)'에 내려 막국수로 배를 채운 다음 중앙로에서 74번이나 75번 버스로 갈아타고 중도관광지로 간다. 조용한 겨울의 중도를 즐긴다. 춘천 왔다가 닭갈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명동 닭갈비골목, 아니면 닭갈비를 처음 만들었다는 식당으로 간다. 식사 마치고 다시 12-1번 버스를 타고 남춘천역으로 돌아온다.



소양댐·청평사|남춘천역에서 12-1번 버스를 타고 30여분을 달리면 시내를 벗어나 농촌 풍경으로 바뀐다. '윗샘밭종점' 정거장을 지나면 오르막길로 접어든다. 산모퉁이를 돌자 거대한 소양댐이 보인다. 남춘천역 시점에서 '소양댐정상' 종점까지 40분쯤 걸린다.

▲ 소양댐 정상에서 내려다본 풍경. /조선영상미디어

소양댐준공기념탑 왼쪽 가느다란 길을 따라 작은 상자 모양 가게 30여개가 늘어섰다. 각종 간식거리를 파는데, 사각형 유리 수조에 빙어가 가득하다. 빙어회 1만5000원·2만원, 빙어튀김 5000원·7000원·1만원. 빙어회 주문하면 튀김은 서비스. 오뎅 1000원, 옥수수 2개 3000원, 번데기 1컵 2000원.

노점상을 지나 계속 걸으면 정면에 '소양댐휴게소'가 보인다. 휴게소 앞에서 오른쪽 내리막길을 따라가면 청평사 가는 배를 타는 선착장이다. 어른·중·고생 5000원(편도 2500원), 초등생(6세부터) 3000원(1500원). 소양댐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청평사에서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1시간마다 배가 있다. 소양댐에서 청평사까지 배로 약 10분. 선착장에서 청평사까지는 40분쯤 걸린다.

'소양강댐정상' 종점에서 12-1번이나 11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오다 '윗샘밭종점'을 지나면 '천전…'으로 이름이 시작하는 정거장이 계속 나온다. 윗샘밭은 천전리의 옛 이름. 윗샘밭은 막국수집촌이다. '천전3리' 정거장에서 내리면 '원조샘밭막국수(033-242-1702, 1712)'가 가깝다. 김가루와 깨소금, 참기름, 고추양념, 설탕을 뿌린 막국수가 나온다. 고소하고 구수하고 달착지근하다. 뚝뚝 끊기는 면발은 메밀향이 구수하다. 맵고 달고 질긴 서울의 막국수와는 비교가 안 된다. 주전자에 담겨 나오는 육수를 부어 물냉면처럼 먹기도 한다. 막국수 5000원, 편육 1만원, 감자전·녹두전 5000원. '윗샘밭종점' 정류장 근처 '명가막국수(033-242-8443, 8483)'는 배추김치를 다져 넣은 고추양념이 독특하다.


겨울의 중도는 호젓하다. 텅 빈 것 같은 섬에서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걸까. 젊은 연인들, 선착장에 서서 격렬하게 키스하며 포옹한다. 동남아 남녀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갔다. 자전거는 선착장 앞 대여소에서 빌릴 수 있다. 1시간 4000원(2인용 8000원). 직원이 없을 때는 010-6289-5785로 전화하면 금세 나타난다.

선박은 30분 간격으로 운항하도록 돼 있으나 승객이 별로 없는 겨울에는 운항이 띄엄띄엄 하다. 대신 전화하면 데리러 온다. 맥도관광주식회사 (033)243-2805. 어른 5300원, 대학생 4800원, 군인·아동 3400원, 유아(4~6세) 2000원.

육지 쪽 선착장에 일본 여성 관광객 넷을 태운 승합차가 들어섰다. 관광가이드가 매표소 직원에게 묻는다. "('겨울연가') 욘사마(배용준)가 여기서 뭘 찍었대요?" 매표소 직원이 답한다. "욘사마 재 뿌렸대요." 일본 여성들, 그냥 떠났다. 재로 변한 욘사마가 강물에 흩뿌려진 장소를 차마 볼 수 없었던 걸까.



중앙로 '약사명동' 또는 '중앙시장' 정류장에서 74번이나 75번 버스를 타고 '중도배터'에서 내리면 된다.

74번이나 75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온다. 중앙로 '약사명동' 정거장에 내려 'KB은행'과 'T World'란 간판이 붙은 SK텔레콤 가게 사이 길로 들어간다. 춘천 최대 번화가 명동이다. 사거리를 지나 왼쪽으로 '닭갈비골목'이란 간판이 나온다. 좁은 길이 닭갈비집으로 빽빽하다. 맛이나 가격, 서울보다 훨씬 푸짐한 양은 어느 식당이나 비슷하다. 닭갈비 8500원, 쟁반막국수 1만2000원, 볶음밥 1500원.

▲ 막국수
 
원조 닭갈비를 맛보고 싶다면 '약사명동'에서 길을 건넌다. '참멋우리옷' 한복집 옆 골목으로 접어들어 왼쪽 '원조닭불고기집(033-257-5326)'이다. 1950년대 말 닭갈비를 처음 개발했다는 배계선(72)씨와 조카딸 김명자(49)씨가 옛 맛을 이어간다. 철판이 아닌 숯불에 구워 더 맛있다. 덜 달아 칼칼하다. 닭갈비·닭내장 7500원, 된장찌개 2000원, 공기밥 1500원.



서울 청량리역에서 남춘천역까지 경춘선 무궁화호 열차가 매일 50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편도 5400원. 소양댐으로 가는 12-1번 버스는 남춘천역 바로 앞 정거장에서 타면 된다. 일부 은행 신용카드는 이용 가능하다. 버스요금 현금 1100원, 카드 사용시 1000원. 소양댐정상에서 시내로 돌아오는 버스는 12-1번 외에 11번도 있다. 12-1번 버스는 평일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한다. 11번 버스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시간에 쫓긴다면 11번을 타고 시내로 들어와 이동한다. 자세한 버스 노선과 운행시간은 춘천시 홈페이지나 한국관광공사 '시내버스노선 검색'(traffic.visitkorea.com)에서 확인 가능하다. 문의 대동·대한운수 (033)254-6925, 5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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