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철근 기자
2019.07.28 16:05:34
공급차질 우려로 상승하던 D램 현물거래가 하향세 전환
수출규제 해소 기대감 일부 반영…업계 “장기적 추세 살펴봐야” 확대해석 경계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재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D램 반도체 가격(현물거래가)이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생산차질로 인한 2차 피해를 우려한 고객사들의 사재기로 지난 현물거래가가 11일부터 19일까지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3.04달러였던 DDR4 8Gb(기가비트) D램 제품의 현물평균가격은 지속 상승하면서 20일에는 23.0% 오른 3.74달러까지 상승했다. DDR4 8Gb 제품은 PC(개인용 컴퓨터)에 주로 사용하는 제품으로 D램 가격의 바로미터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현물거래가의 변동은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세계 D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의 D램 생산 차질을 우려한 세계 IT업계가 재고확보를 위해 수요를 늘리면서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로 세계 IT(정보기술) 업계의 2차 피해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의 IT 업계를 비롯한 국제 사회가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를 비판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가 아니다’라는 칼럼을 통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세계 전자업계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고 5G(5세대 이동통신) 산업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WTO(세계무역기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반드시 아베 일본 총리를 설득해 수출 규제를 철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IHS마킷도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연쇄 파급효과를 일으켜 한국 부품에 의존하는 미국과 중국도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미국의 중재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반도체산업협회(SIA)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등 미국의 6개 전자업계 단체도 한·일 통상당국에 서한을 보내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한·일 양국의 정치·외교적 갈등을 경제수단으로 악용하는 일본의 행태가 양국간 문제를 넘어 세계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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