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2연속 전 종목 석권 노리는 한국 양궁 '산뜻한 출발'

by이석무 기자
2021.07.24 18:17:56

양궁 국가대표 김제덕과 안산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혼성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올림픽 두 대회 연속 전종목 석권을 노리는 한국 양궁이 목표 달성을 위한 첫발을 산뜻하게 끊었다.

한국 양궁 대표팀 막내 김제덕(17·경북일고)과 안산(20·광주여대)이 24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전에서 네덜란드를 세트포인트 5-3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양궁에서 거둔 첫 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선수단에서 나온 첫 번째 메달이었다.

한국 양궁은 역대 올림픽에서 효자종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이 나온 데 이어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차지했다. 이후에도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 등에서 금메달 3개씩을 따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금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그리고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남녀 개인과 단체에서 금메달을 모두 휩쓰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수립했다. 아무리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라고 하지만 전 종목 금메달을 쓸어담는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었다.

활과 화살이라는 장비를 사용하는 양궁 종목은 어느 한 나라가 우승을 독차지하기 어렵다. 경기가 열리는 장소와 날씨가 매번 달라지고 당일 장비의 컨디션이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히 선수의 실력이 월등하다고 해서 항상 우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경기 방식이 세트제 토너먼트로 바뀌고 나서는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그럼에도 한국 양궁은 항상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선수들의 뼈를 깎는 노력과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을 통해 높은 수준을 항상 유지했다.

양궁은 멘탈 스포츠다. 첫 포문을 어떻게 여느냐에 따라 대회 전체의 선수단 분위기가 달라진다. 2012 런던올림픽의 경우 첫 번째 주자로 출격했던 남자 단체가 동메달에 그치자 대표팀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았다. 이후 여자 단체, 남녀 개인에서 금메달을 가져오긴 했지만 당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느낀 부담감은 다른 대회보다 훨씬 컸다.

다행히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김제덕과 안산이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일궈냈다. 대표팀 막내들이 투혼을 발휘해 금빛 화살을 쏘자 선배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더불어 후배들에게 밀릴 수 없다는 승부욕도 더욱 높아졌다. 향후 벌어질 종목들의 전망이 더욱 밝은 이유다.

전 종목 석권을 노리는 한국 양궁은 이제 시작이다. 25일 안산과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가 여자 단체전에 나선다. 여자 단체가 이번에 금메달을 획득하면 올림픽 9연패를 달성한다.

26일에는 김제덕과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이 남자 단체전에 나서 2연패에 도전한다. 27일부터는 개인전 일정이 시작된다. 여자 결승은 30일, 남자 결승은 3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