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재상장 기업 "지주사가 뜨네"

by정병묵 기자
2015.02.01 14:57:15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분할 재상장 기업의 주가가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상 분할 상장 시 지주사 역할을 하는 투자회사의 주가가 떨어지고 신설 사업회사의 주가가 오르기 마련이지만 이러한 전통적인 패턴이 적용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분할 상장한 주요 기업 중 서연(007860), 한라홀딩스(060980), 디와이(013570), 한솔홀딩스(004150) 등 지주회사들은 상장 첫날보다 모두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이화는 지난해 8월 서연을 존속법인 지주사로 남기고 자동차 부품제조 부문 한일이화(200880)를 인적분할해 재상장했다. 작년 10월 만도는 한라홀딩스(지주사)와 만도(204320)(사업회사)로 분할했다. 올해에는 동양기전이 디와이, 디와이파워(210540), 한솔제지가 한솔홀딩스, 한솔제지(213500)로 각각 변경, 재상장했다.

1월30일 기준으로 서연은 상장 첫날 종가보다 13.3%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한라홀딩스는 11.9%, 디와이, 한솔홀딩스도 각각 10.5%, 17.2%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업회사인 한일이화와 만도, 디와이파워는 각각 55.0%, 16.2%, 10.3%씩 내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과거 ‘알맹이’가 없다고 평가받던 지주사가 저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사업회사의 경우 무조건 오르는 게 아니라 회사의 개별 가치가 주가에 영향을 주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상장한 지 닷새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솔제지의 경우 상장 이틀째까지 소폭 내리다가 사흘째 급등하면서 첫날보다 주가가 15.7% 올랐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4분기 제품 단가 약 5%인상, 환율 상승으로 수출채산성이 회복됐으며 특수용지로 확대해 올해 실적이 전년비 개선될 것”이라며 한솔제지의 회사 실적 가치 기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한라홀딩스와 만도에 대해 “재상장 직후에는 일반적으로 사업회사 만도의 가치가 더 주목받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라홀딩스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한라홀딩스의)자회사 만도헬라의 중장기적인 가치가 재평가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도 우리산업, 메가스터디 등 다수 기업들이 분할을 계획 중이라 이들 기업이 변경, 재상장 후 어떤 주가 흐름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