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올림픽 2관왕' 안산, 한국 양궁 10년 이끌 새 에이스

by이석무 기자
2021.07.25 17:59:13

양궁 국가대표 안산이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경기에서 활을 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도쿄올림픽 대회 첫 2관왕에 오른 ‘대표팀 막대’ 안산(20·광주여대)이 한국 양궁을 10년 이상 이끌 새로운 에이스로 우뚝 섰다.

안산은 대표팀 언니들인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와 함께 힘을 합쳐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일궈냈다. 25일 열린 결승전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세트포인트 6-0(55-54 56-53 54-51)으로 제압했다. 전날 김제덕(17·경북일고)과 함께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던 안산은 이번 대회 첫 2관왕에 등극했다.

국제대회 경험이 적고 나이도 어린 안산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여자 대표팀의 명실상부 에이스는 세계랭킹 1위 강채영이었다. 안산은 개인전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안산은 도쿄올림픽에서 주역으로 우뚝 섰다. 랭킹라운드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혼성 단체전 출전권을 따냈고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이어 단체전에서도 선봉에 서서 안정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수확했다.

안산은 단체전 결승에서 총 6발 가운데 3발이나 10점에 맞췄다. 나머지 3발도 9점이었다. 6발 총점이 57점으로 대표팀 선수 3명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안산은 중학교 시절부터 국내 무대를 주름잡은 재목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 양궁을 시작해 광주체중 2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3학년 때는 문체부장관기에서 전 종목 우승(6관왕)을 달성했다.

2017년 광주체고 진학 후에는 국제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유스세계선수권대회 혼성전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년 아시안컵 3차대회 개인전 은메달, 2019년 WA현대월드컵 4차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가져왔다.

특히 2019년 도쿄올림픽 테스트이벤트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자신감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됐다. 올림픽이 열리는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양궁인들은 안산의 장점을 높은 집중력과 실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이라고 평가한다. 비록 국가대표 선발전은 3위로 턱걸이했지만 대표팀 발탁 이후 언니들의 장점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여 한층 더 성장했다.

올림픽이라는 부담감이 큰 무대에서도 안산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오히려 간간이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을 격려하는 여유까지 보였다. 양궁선수로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강철멘탈에다 경험까지 쌓인 안산은 향후 한국 양궁을 이끌 주역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 금메달 2개를 거머쥐었지만 안산의 도쿄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30일 개인전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여자 개인 예선 랭킹라운드(순위결정전)에서 72발 합계 680점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64명의 출전선수 중 1위로 본선에 오른 만큼 3관왕 목표도 결코 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