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실크·액세서리… 그녀의 눈도 반짝반짝

by조선일보 기자
2006.05.18 10:51:32

여자끼리 떠난 베트남 하노이 ''스타일 여행''

[조선일보 제공]왜 하노이일까? 인천서 비행기로 딱 4시간 30분이면 가뿐히 도착하는 천년 고도. 얇은 지갑으로도 넉넉하고 호사스런 디너를 즐길 수 있는 곳. 게다가 아무리 시내를 돌아다녀도 1달러만 내면 만사 오케이로 통하는 택시요금. 과연 우리 주변에서 (항공과 숙박료를 제외하고)달랑 10만원만으로 2박 3일의 주말여행을 이처럼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다. 패션은 넘치고 미각은 풍요롭고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시대를 넘나든다. 그래서 우린 하노이로 간다.



하노이 가이드북은 약간 어긋난 ‘가이드’를 하고 있다. 지도도 맞지 않고 추천하는 레스토랑들도 실제 맛 보면 눈살 찌푸리게 된다. 도시가 너무 빠르게 변하기 때문일까?

하노이 구시가지에 있는 성요셉 대성당은 하노이 여행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대성당 바로 앞 거리 모퉁이에 자리한 (Song, www.asiasongdesign.com)은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는 패션 부티크다. 비싼 가격 때문에 여행자들을 주춤거리게 하지만 뛰어난 디자인과 품질로 늘 북적거린다. 크리에이션(Creation, www.creationvietnam.com)은 품질 대비 가격이 만족스러운 베트남 실크 전문 매장. 조명제품과 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판매하는 토탈 리빙숍 모자이크(Mosaique, www.mosaiquevietnam.com)도 인기다. 자수 놓인 린넨 제품, 유색 비즈로 장식한 액세서리 등이 있다. 가격과 품질 모두 별 넷.




▲ ‘모자이크’ 내부
호수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 유명 브랜드의 로드숍이 이어진다. 록시땅에는 스파도 있다. 가벼운 발맛사지부터 얼굴 사지까지 가능하다. 시세이도롱샴등 매장마다 정복 입은 경비원들이 호객도 하고(?) 보안책임도 맡고 있어 인상적이다. QT 살롱 앤 스파는 하노이에만 4개 지점을 두고 있다. 베트남 스타일의 스파를 운영한다. 1시간 발 맛사지가 20달러 선.

하노이 구시가지의 미로 같은 골목 골목은 ‘터널 가옥’으로 유명하다. 집의 폭은 좁고 길이는 길어서 그렇게 불려지는데, 거리에 접하는 정면 너비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어 그렇게 지어졌다는 것이다.

아오자이에 미련이 있다면 하노이 실크(Hanoisilk, www.hanois ilkvn.com)를 추천한다. 거만한 태도가 거슬렸던 카이실크 점원들보다 100배 더 친절하다. 그래도 카이실크 본점이 수량과 디자인에서 최고이긴 했다.

항박과 마메이 거리에는 전통 가옥이 카페나 바로 사용되고 있다. 古家(Memorial House)는 전형적인 중국식 주택으로 19세기 후반 이 거리에 세워졌고 1999년 복원됐다.
 
차카 라봉(Cha Ca La Vong)은 시내에서 가장 유명한 차카(가물치를 이용한 전통 베트남요리) 레스토랑. 5대에 걸쳐 100년 넘게 한 가문이 경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퍼니처 갤러리(Furniture Gallery는 극장으로 사용됐던 곳. 높은 천장에 휘장을 두른 인상적 실내장식이 몽환적인 감상에 젖게 한다. 골동품과 유화, 가구와 수공예품을 판다.




● 여행 팁* 제대로 된 아오자이를 구입하려면 사이즈와 주문시간을 주의한다. 베트남의 평균 체격이 우리보다 작기 때문에 의류에 표시된 사이즈보다 한 치수 큰 것을 주문하는 게 좋다. 맞춤옷을 희망한다면 도착 첫날 피팅하고 호텔로 배달해 달라고 하는 게 편리하다. 하루 정도면 어떤 아오자이도 맞출 수 있다. 시원한 서머 실크부터 정교하게 수놓은 비단 누비 재킷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 ‘면’ 아오자이는 1만원부터. 서머 실크 아오자이는 ‘즉석 맞춤’이 8만~9만원선. * 가급적 현지 거주 외국인들이 자주 가는 바나 레스토랑을 선택한다. 생수도 프랑스 라비(La Vie)의 짝퉁이 25가지나 되니 라벨을 꼭 확인하고 마실 것. * 한국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대나무 그릇. 청담동에서 개당 15만원선을 호가하지만 베트남에선 대·중·소 세트로 3만원이면 구입 가능하다. 제작과정이 까다로운 옻칠 상자는 단돈 1만원이면 인사동에서 판매하는 30만원선 보석함을 너끈히 대치할 수 있다. 정교하게 수놓은 최고급 린넨 침대보는 10만원이면 산다. * 대부분의 여행서가 극찬한 ‘수상인형극’은 권하고 싶지 않은 관광상품. 물 위에서 하는 인형극으로 조잡하고 엉성한 느낌. * 거리에서 쉽게 마주치는 시클로를 좌석으로 만들어 놓은 ‘시클로바’(cyclo bar)는 거의 모든 일본 여행책자가 강력 추천하는 레스토랑이지만 평범한 과일주스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수준이다.


● 호텔호텔예약사이트(www.hotelpass.com 등)나 각 호텔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예약하는 게 저렴하고 편리하다.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Sofitel Metropole Hanoi, www.accorhotels.com/asia)과 힐튼 하노이 오페라(Hilton Hanoi Opera, www.hilton.com)가 최고다. 부티크 호텔은 드 실로이야 호텔(De Syloia Hotel, www.de syloia.com)과 대성당 앞에 자리한 처치호텔(Church Hotel) 등.

(글·사진=이정현(여행 컬럼니스트)·이성란(이건축연구소))
(일러스트=최성희(Kellita &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