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보는 경제 지표와 현 경제 진단- NYT

by김홍기 기자
2001.05.07 12:54:23

[edaily] 경제현상을 제대로 예측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경제 현상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는 탓에 정책 결정자의 정책 실패도 일어나고 기업 경영진의 투자 판단 오류도 발생한다. 유명한 투자전략가인 바톤 빅스는 "배관공"을 통해 경제를 진단한다. 맥도널드 체인점의 아르바이트생 모집광고나 주유소의 할인 정도로 경제를 예측하는 학자도 있다. 19세기 후반의 영국 경제학자인 윌리엄 스탠리 제본스는 장기 날씨 전망을 사용해 수확 예측을 했고 이를 경제에 적용시켰다. 한마디로 "태양흑점 이론"이라고 불린 것이었다. 그리고 1940년대와 1960년대를 거치면서 비즈니스 사이클에 대한 여러가지 예측 방법이 개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어떠한 것으로도 경제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5일 "머니&비즈니스"가 12명의 기업가를 상대로 어떤 지표로 경제를 보는가를 조사했다면서 그 내용을 공개했다. 일부를 소개한다. ◇월트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소비자 신뢰 지수와 도쿄, 유럽, 플로리다 디즈니 놀이공원의 사전 예약을 주시한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문 광고도 항상 경제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지표는 전화거는 투자은행가의 숫자다.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진 투자은행가로부터 5건의 전화를 받는다. 그들의 비즈니스가 나쁘기 때문에 전화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걸고 있다. 우리의 예약 건수는 괜찮다. 작년보다 약간 줄기는 했지만 1999년 보다는 낫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지는 않은 셈이다. 소비자 신뢰는 전화를 거는 것과 예약을 하는 것과 연계돼 있다." ◇포드자동차의 자크 나세르 "우리는 설비투자, 구매관리자 지수를 포함한 비즈니스 심리 지표를 주시한다. 또한 허츠의 고급차와 비즈니스용 차량 대여 대수도 보고 있다. 허츠의 지표는 조기 지수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가 안좋을 때에는 여행용 고급차량의 리스 건수가 줄어든다. 우리는 올 1분기에 매우 심각하게 줄어든 것을 보았다. 그리고 상업용 트럭시장의 동향도 보고 있다. 이것은 꽤 좋은 장기 지표다. 소비자 신뢰를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노동시장의 발전에 대한 사전 시그널을 제시할 뿐 아니라 소비자 개인의 재정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좀 더 펀더멘털한 차원에서 논의한다면 우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책도 읽고 해석하고 있다. 금리 수준은 경제 활동을 결정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특히 6~9개월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지표다." ◇모토로라의 크리스토퍼 갈빈 "통신과 반도체 산업은 확실히 경기침체에 있다. 주시하는 지표는 통신장비 주문 성장세다. 이것은 지난 3~4개월간 10~40%포인트 범위내에서 하락했다. 오늘날 주문 성장률은 마이너스다. 재고도 많은 부분에서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 경제가 현재 침체라고는 느끼지 않는다. 불확실한 점은 경제가 여전히 침체로 들어갈 것이냐는 것이다. 50대50 정도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제문제는 나머지 세계의 첨단기술 산업으로 전파되고 있다. 연방은행의 금리인하와 감세 조치가 동시에 일어난다면 미국 경제가 올해 늦게나 내년초에는 정상 성장궤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통신산업은 자본지출로 보았을 때 내년 초면 긍정적인 영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문제는 재고다. 그러나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업계가 노력할 것이다." ◇시어스 로벅의 앨런 레이시 "지금 우리는 2분기에도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하반기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금리인하가 있었지만 소비자들은 가스 가격과 실업을 우려하고 있다. 실질적인 개선 조짐을 본 적이 없다. 상황이 진전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은 구매에 나서지 않는다. 할인이 없다면 그들은 사지 않을 것이다. 가끔씩 보이는 것은 소비자들은 할인 아이템에만 반응한다는 것이다. 3월 매출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것중에서 최악이다. 우리는 광범위한 유통업체다. 하드라인 사이드에서 볼 때 주택 매매는 좋은 지표가 된다. 우리는 새로운 건축과 재판매 모두를 보고 있다. 사람들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갈 때 새로운 집기를 산다. 소프트 사이드는 날씨와 유행에 영향을 받는다. 하드라인 아이템의 선행지표로는 가전기기, 세탁기, 드라이어기, 냉장고, 레인지 등을 보고 있다. 작년에는 경제 하강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경제가 하강할 것이라고 알았다. 그러나 올해에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랐다. 사람들이 여전히 에너지와 실업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때는 예측이 어려워 진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케네스 루이스 "미국 경제는 불평등한 경제 하강 국면을 경험할 것이다. 자본지출과 순이익은 급격히 하락하는 반면 소비자 지출과 주택건설은 계속 성장할 것이다. 주머니 사정은 안좋지만 연방은행의 신속하고 단호한 통화정책 완화는 하반기의 수요 반등을 지적한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영업활동은 경제 반등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의 소비자 신용의 질은 계속 건전한 상태이며 소비자 예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장기주택할부금융(모기지) 영업은 굳건하며 자본시장 활동은 건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이자의 헨리 맥키넬 "지금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소비자 신뢰다. 산업 투자는 확실히 붕괴됐다. 소비자들은 근심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나는 우리가 저성장 단계를 거쳐서 무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감세와 금리인하가 효과를 보인다면 6~9개월 뒤에는 개선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캐터필러의 글렌 바톤 "금리안하는 캐터필러에게 좋은 일이다. 감세안 통과와 함께 하반기에는 경제 개선을 낳을 것이다. 이것은 올 하반기의 우리 비즈니스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고 앞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는 신규 주택건설 착공, 상품 가격, 고속도로 건설, 에너지 가격 등의 주요 경제 지표를 주의깊게 모니터하고 있다." ◇이스트먼 코닥의 패트리샤 루소 "몇가지 지표를 주시하고 있는데 신규 주택건설 착공은 항상 전반적인 경제를 예측하는데 있어 좋은 지표다. 자동차 매출은 나에게 사람들이 신차를 매입하기에 충분하다는 확신을 느끼고 있는 지를 말해 준다. 그리고 나는 월마트와 같은 대중적인 상점의 매출을 주목한다. 벤델과 같은 고가품을 파는 곳보다 광범위한 소비자 행동을 드러낸다. 나는 하강이 시작될 때에는 홈 디포를 주시한다. 사람들이 주택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새로운 집을 사지 않고 그들 자신이 집을 리노베이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규 주택 건설이 줄고 홈 디포의 매출이 떨어지면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어도비 시스템스의 브루스 지첸 "우리 상품의 주간 판매량을 주목하고 고객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를 경청한다. 그리고 나는 여러 도시를 여행할 때 택시를 기다리는 손님의 줄과 교통량, 레스토랑 술집 오락실 등 밤의 활동을 주목한다. 일본에서는 가라오케에 가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지를 체크한다. 택시 줄이 짧고 술집과 레스토랑에 빈 자리가 있고 교통이 원활하면 이 모든 것은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는 매주 수 차례 조깅을 한다. 그리고 집을 판다는 광고가 두 배나 세 배 늘어난 것을 목격했다. 또한 몇 년만에 처음으로 "가격 인하"라는 선전 문구도 보았다. 전체 경제가 나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