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뉴욕 증시 상장 본격화… 실적 개선세가 핵심

by김무연 기자
2021.02.12 23:01:06

쿠팡, 현지시각 12일 美 증권위에 신고서 제출
쿠팡 대주주인 쿠팡LCC 상장할 예정
2019년 적자 7000억원 대로 줄어… 지난해 실적 관건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이하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쿠팡과 쿠팡친구(사진=쿠팡)
상장될 보통주 수량 및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미정이다. 쿠팡은 보통주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CPNG’ 종목코드로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후 쿠팡의 기업가치는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은 상장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장하고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추진 대상은 쿠팡 지분 100%를 가진 모회사 쿠팡LCC(미국 법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창업한 쿠팡은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의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현재 서울은 물론 미국 실리콘밸리, 시애틀, LA, 중국 베이징, 상하이와 싱가포르 등 세계 각국에 오피스를 두고 있다.

쿠팡은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을 통해 생필품과 공산품은 물론 신선도가 중요한 신선식품까지 배송해 국내 배송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상장에 성공하면 쿠팡LCC의 대주주인 손정희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 회장의 쿠팡 ‘출구전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쿠팡에 27억 달러를 투자해 쿠팡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의 상장은 기존 적자 기조를 타파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도 보인다. 쿠팡은 설립 직후 2019년까지 꾸준히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1조원이 넘어서던 적자 규모는 2019년 7000억원대로 줄어든 상황이다. 내년부턴 풀필먼트 서비스를 본격 가동해 수익 개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쿠팡은 오픈마켓 셀러의 상품 보관 및 배송과 고객 서비스 응대까지 대행해주는 로켓제휴 서비스를 시작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라면서 “수수료 수익 확보 및 택배 밀집도 향상을 통한 단가 하락과 플랫폼 내 카테고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풀필먼트 서비스 본격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로켓제휴 수수료는 기존 입점 수수료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을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부회장이 국내 부동의 포털 1위 네이버를 방문하는 등 반(反) 쿠팡 동맹 움직임도 포착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매물로 나온 이커머스 1위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인수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뒤바뀔 수도 있다.

SK그룹에서 운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 또한 아마존과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직 국내를 제외하곤 뚜렷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쿠팡으로서는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결국 상장 성공을 위해선 지난해 극적인 수익 개선으로 시장의 비관론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2019년 매출은 전년 대비 64% 성장하는 가운데서 영업손실을 7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축소해 시장의 비관론에 균열이 생겼다”라면서 “△점유율 상승에 따른 매입 가격협상력 향상 △매출 상승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 △마켓플레이스, 광고, 풀필먼트 등 수익성 높은 수수료 매출 비중 확대 등으로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