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간 노동해 1만원 번다…폐지줍는 노인, 1.5만명 달해

by김영환 기자
2022.10.05 09:28:40

하루 평균 11시간 20분 동안 13km 이동하며 노동…시급 948원
강선우 “당장의 생계유지에 지장 없도록 국가 지원 시급”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는 노인이 전국적으로 약 1만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시간 20분의 노동 끝에 손에 쥐는 ‘일당’은 1만428원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이데일리DB)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폐지수집 노인 현황과 실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폐지수집 노인은 최소 1만4800명에서 최대 1만5181명으로 추정된다. 그간 폐지수집 노인의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그 규모가 집계된 것이다.

생계형 폐지수집 노인 1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폐지수집 노인들은 노동에 비해 형편 없는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이들의 하루 평균 이동 거리는 12.3km, 노동시간은 11시간 20분으로 나타났다. 평균 일당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948원에 불과했다. 올해 최저임금인 9160원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는 2021년 12월 29일부터 2022년 2월 26일까지 적극적으로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 10명을 섭외해 목걸이형 GPS 추적 장치를 지급하고, 각자 6일간의 활동 실태를 추적한 결과다.



이들에게 있어 폐지수집은 생계를 위한 유일한 활동이다. 노인들은 “오늘이라도 당장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적극적으로 폐지를 줍는 노인인 만큼 생계 문제가 해결된다면 폐지수집을 안 하겠다는 노인이 대다수인 것으로도 확인됐다.

시도별로는 경기(2782명), 서울(2363명), 경남(1234명) 순으로 폐지수집 노인이 많았다. 뒤를 이어 대구(1072명), 경북(1016명), 인천(919명), 부산(848명), 전북(731명), 충남(685명), 전남(619명), 충북(586), 광주(577명), 강원(456명), 울산(452명), 대전(420명), 제주(146명), 세종(49명) 순이었다.

다만 이는 생계를 위해 폐지수집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노인의 수로 소일거리로 하거나, 다른 일을 하면서 여유시간에 폐지를 줍는 노인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강선우 의원실의 설명이다.

강 의원은 “폐지수집 노인들이 폐지를 줍지 않고도 당장의 생계유지에 지장이 없도록 국가 지원이 시급하다”며 “단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 연계, 국비·지방비 직접 지원을 통해 수입을 보전해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공형 일자리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