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농구선수' 브라이언트, 헬기 추락사...전세계 추모 물결(종합)

by이석무 기자
2020.01.27 16:30:57

최고의, 농구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코비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하자 많은 팬들이 그이 미국 LA 테이플스 센터에 모여 그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코비 브라이언트(42)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ESPN, 워싱턴 포스트, LA 타임즈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이언트와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추락한 헬리콥터에 탑승했다가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 로스앤젤레스(LA) 당국에 따르면 브라이언트와 둘째 딸 지아나(13)가 타고 가던 전용 헬기는 이날 오전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추락해 탑승자 9명 전원이 숨졌다. 이들은 딸 지아나의 농구 경기 참가를 위해 이동 중이었다. 지아나의 농구단 팀원, 팀원의 부모 중 한 명, 조종사 등도 사망자 명단에 포함됐다.

시 당국 발표에 따르면 사고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 전후에 발생했다. 사고 헬기는 로스앤젤레스 중심부에서 약 48k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추락하자마자 신속대응팀이 사고 현장에 출동해 화재를 진화했지만 이미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뒤였다.

미국 연방항공청 대변인은 “사고 헬기 기종은 시코르스키 S-76기이며 추락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브라이언트는 NBA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역시 NBA 선수였던 조 브라이언트의 아들인 브라이언트는 199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샬럿 호네츠에 지명된 뒤 곧바로 LA 레이커스로 트레이드 됐다.



1996년 NBA에 데뷔해 2016년 은퇴할 때까지 통산 3만3643점을 기록, 역대 최다 득점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0년간 선수로 뛰면서 5번이나 NBA 챔파언에 올랐고 11번이나 올 NBA 퍼스트팀에 선정됐다.

2008년에는 정규리그 MVP에 등극했고 2009년과 2010년에는 NBA 파이널 MVP에 올랐다. NBA 올스타전에도 18차례나 출전하는 등 현역시절 최고의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LA 레이커스는 브라이언트의 선수 시절 등번호 8번과 24번을 영구 결번 처리한 바 있다.

브라이언트가 현역 시절 뜨겁게 활약했던 NBA 코트에서도 추모 물결은 계속 됐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AT&T 센터에서 열린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토론토 랩터스의 NBA 정규리그 경기에서 두 팀이 모두 첫 24초 공격 제한 시간 동안 가만히 서서 공격을 하지 않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먼저 공을 가진 토론토의 가드 프레드 밴블리트가 첫 24초 동안 공을 가진 채 보내며 공격 제한 시간 위반에 걸렸다. 이어 공격권을 가진 샌안토니오의 가드 디존테 머리도 똑같이 처음 주어진 24초를 공격하지 않고 보냈다.

‘24’는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브라이언트가 LA 레이커스에서 달고 뛴 번호 중 하나다. 원래 8번을 달다가 2016년부터 고교 시절 처음 달았던 24번으로 바꿔 뛰었다.

이날 열린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도 브라이언트에 대한 추모로 막을 열었다. 시상식이 열린 스테이플스 센터는 LA 레이커스의 홈구장이다. 진행을 맡은 앨리샤 키스는 “가장 잘한 아티스트를 축하하기 위한 음악계의 가장 큰 밤을 위해 우리가 모두 모여있지만 솔직히 우리는 지금 미칠듯한 슬픔을 느끼고 있다”며 “로스앤젤레스와 미국, 세계는 영웅을 잃었다”고 말했다.

키스와 보이즈 투 멘은 브라이언트에게 바치는 곡으로 ‘잇츠 소 하드 투 세이 굿바이 투 예스터데이(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를 함께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