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연장개통’…무료버스에 출근지옥 한숨 돌렸다

by유재희 기자
2015.03.30 09:23:49

9호선 연장개통 출근 첫날 우려보다 인파 덜해
서울시 가양~여의도 무료버스 100대 배치
9호선 출근인파 분산..교통체증은 되레 심화

[이데일리 유재희 이지현 김성훈 기자] ‘지옥철’이란 오명이 붙은 지하철 9호선이 지난 28일 2단계 연장구간(신논현~종합운동장역)을 개통한 후 30일 첫 출근일을 맞았다.

이날 이른 아침까지는 크게 혼잡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출근시간대가 되면서 지하철 9호선은 말 그대로 ‘출근 지옥’이었다. 특히 급행열차 플랫폼은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만, 걱정했던 것만큼 지하철 혼잡도가 심화되지는 않았다. 서울시가 배치한 무료버스로 인파가 분산되면서 상대적으로 가양~여의도 구간의 혼잡도가 크게 개선됐다.

고속터미널역에서 급행열차를 탔다는 김형찬(29)씨는 “시에서 혼잡도 개선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팔을 쓰지 못할 만큼 혼잡하다”며 “콩나물시루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9호선 가양역 플랫폼. 지하철을 기다리는 인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그러나 2단계 개통 전과 비교해 오히려 열차 내 여유가 생겼다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양천구에서 노량진으로 출근하는 전수경(여·28)씨는 “평소보다 지하철 내 혼잡은 덜한 느낌을 받았다”며 “염창역에서 사람이 많이 타면 옴짝달싹도 못하는데 오늘은 차내에 여유가 있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승객 분산을 위해 여의도까지 무료로 운행하는 급행순환버스 8663번과 직행버스는 홍보 부족 등으로 다소 한산한 편이었다.

오전 7시 가양역. 급행버스 당 이용 승객은 3~4명, 직행버스 승객은 6~7명 수준에 그쳤다. 본격적인 출근 시간대인 8시에도 탑승객은 각각 15~20명, 10~12명 수준이었다.



가양동에서 만난 회사원 안정호(36)씨는 “역 주변에 출근 전용 버스가 많아서 깜짝 놀랐는데 버스가 무료 운행인 걸 지금 알았다. 차 막히는 시간이라 버스를 이용해도 될지 확신이 안 서는 상황이다. 30분은 족히 걸릴 텐데 그냥 지하철을 이용할 생각이다. 홍보를 미리미리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버스 이용 승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은 서울시의 홍보 부족과 환승 불편, 지하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출근시간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버스정책과 관계자는 “이른 아침부터 나와 무료 버스운행을 홍보 중”이라며 “그런데 생각보다 홍보가 안 돼 버스 이용률이 생각보다 적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동주(40)씨는 “당산역으로 출근하는 길이다. 무료 버스를 운행한다고 해서 타보는 거다. 한 번 타보고 늦으면 지하철 탈 생각이다. 출근길에 돈을 아낄지 시간을 아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서울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버스 운행이 늘어나면서 일부 승객 분산은 이루어졌지만, 이 일대 도로 교통 정체가 심해졌다는 평가다.

김포교통통제센터 관계자는 “오늘 이 일대 도로 교통 정체가 평소보다 심했다”며 “출근길 교통 체증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