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중앙은행들, 경기침체 오더라도 금리 올려 물가 잡아야"

by고준혁 기자
2022.06.27 09:44:11

"물가 방치하다가는 高인플레 환경 도래할 수 있어"
"전환점 넘어가면 인플레 되돌리기 어려워"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전 세계 중앙은행 간의 관계를 조율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이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기 직전일 수 있다며,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저하지 말고 정책금리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사진=AFP)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IS는 이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들이 짧은 고통이나 심지어는 경기침체가 오더라도 이를 두려워 말고 정책금리를 대폭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BIS 국장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자리 잡기 전에 중앙은행들이 빠르고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FT는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을 하고 있지만, BIS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올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있으며, 이달엔 28년 만에 처음으로 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BIS가 경기침체를 감수하면서까지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치솟는 물가를 방치하다가는 경기에 오랫동안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고착화된 고(高)인플레이션 환경(high-inflation environments)이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BIS는 “가격이 안정화돼 있는 상황일 때는 유가나 천연가스의 일시적인 급등을 무시할 수 있지만, 고인플레 환경에서는 일부 제품의 가격 상승이 전체와 동기화되고 물가는 경제 주체들의 심리에 더 민감해진다”면서 “지금은 고인플레 환경으로 가기 직전의 티핑 포인트일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환점을 넘어가면 인플레는 되돌리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이에 비하면 지금 인플레를 꺾기 위해 닥칠 고통은 덜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