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 이머징 국가 위기로 전이되지 않을 것”

by유재희 기자
2018.05.10 08:17:50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최근 달러화 강세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이머징 통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거 달러화가 급격히 강세로 돌아섰을 때 이머징 통화의 무차별적인 약세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달러화 강세는 이머징 통화의 문제가 아닌 만큼 이머징 국가들의 전반적인 외화유동성 위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최근 한 달간 달러화 강세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유로 경기에 대한 실망감과 더불어 미국 기업들의 달러화 본국 송환 준비에 따른 달러화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최근 유로 경제지표와 예상치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유로존 매크로 서프라이즈 지수는 작년에 지속적으로 플러스 영역에 있었으나 올해는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유로존 경기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는 낮아지는데 비해 미국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다. 미국과 유로존 경제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현재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약세로 나타나면서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또 “지난해 미국 법인세가 35%에서 20%로 인하되면서 해외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달러화의 본국 송환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분간 미국 기업들의 달러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달러화가 2분기까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달러화 강세는 이머징 통화보다는 유로화의 문제인 만큼 이머징 통화의 무차별적인 약세 흐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다소 취약한 이머징 통화들이 개별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달러화 강세에도 이머징 국가는 대체로 안전하다는 평가다. 그는 “대부분의 이머징 주요 국가들은 IMF가 권고하는 외환보유액 비중을 충족하고 있다”며 “따라서 이번 달러화 강세가 이머징 국가들 전반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