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구 만에 조기 교체된 류현진, 이기고도 찜찜한 이유

by이석무 기자
2022.05.27 16:42:16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LA에인절스와 경기에서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회복 후 최근 2연승을 거두며 예전 에이스의 모습을 점점 되찾아가고 있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6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째를 달성했다.

류현진은 일본인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6이닝 6피안타 5실점)와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타자 오타니’와 승부에서도 3타석 2타수 무안타 1볼넷 1타점으로 우세승을 이루며 승리 의미를 더했다.

사실 류현진의 구위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날 류현진의 빠른공 최고 구속은 90.3마일(약 145.3km)에 불과했다. 빠른공 평균 구속도 88.7마일(약 142.7km)에 그쳤다. 시즌 첫 승을 거뒀던 지난 21일 신시내티 레즈전 빠른공 최고 구속 92.9마일 평균 구속 89.6마일에 미치지 못했다.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하는 류현진에게 직구 구속이 1~2km 더 나오고 덜 나오는 것은 큰 영향을 미친다. 직구 구속만 놓고 보면 류현진은 불안해 보인 것이 사실이었다. 실제로 아웃카운트 가운데는 크게 날아갔지만 외야 펜스 앞에서 글러브에 들어간 것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버티고 또 버텼다. 특히 중요한 고비마다 체인지업으로 위기를 넘겼다. 3회말 3연속 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내준 뒤 무사 1, 2루에서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공은 128km짜리 체인지업이었다. 5회말 2사 후 오타니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낸 공도 마찬가지로 126㎞짜리 체인지업이었다.

다만 65개만 공을 던지고 일찍 교체된 것은 찜찜한 결과였다. 아직 코칭스태프가 류현진을 확실히 신뢰하지 않는다는 반증이었다.

실제로 4-2로 앞선 4회말 류현진이 안타 2개를 허용하자 토론토 불펜에서는 구원투수가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다행히 대량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하마터면 4회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갈 뻔했다.

류현진은 5회를 삼자범퇴로 마치고 승리투수 요건을 확보했다. 하지만 만약 5회에도 주자를 내보냈다면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이 곧바로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컸다.

그만큼 지금 류현진의 팀 내 선발투수로서 입지가 불안하다는 의미다. 경기 후에는 투수 교체와 관련해 감독과 류현진 간에 서로 다른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스포츠넷 캐나다의 샤이 데이비스는 SNS에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왼쪽 팔꿈치에 불편감을 느껴 5이닝 만에 교체했다고 밝혔다”며 “반면 류현진은 팔꿈치 불편감이 심각하지 않으며 다음 선발 등판을 거르는 일도 없을 것이라 말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