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집단감염도 이태원發…"생활방역 못하면 장기 운영제한"(종합)

by안혜신 기자
2020.05.30 15:37:09

쿠팡 물류센터 누적 확진자 총 108명
여의도 연세나로학원 강사, 감염원 가족 추정
"생활방역 불가능한 시설 장기 운영제한 불가피"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방역당국이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에 대해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결국 이태원 클럽발 지역감염이 부천 물류센터 집단감염으로 확산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을 막기위해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을 지킬 수 없는 시설은 장기간 운영제한에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0일까지 부천 쿠팡 물류센터 환자가 총 108명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물류센터 근무자가 73명, 접촉자가 35명이다. 수도권 중에서는 경기 지역 거주자 47명, 인천이 42명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해서는 4300건 이상의 검사를 실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규직, 일용직, 외주업체 소속 등 분류가 다양해 조사대상 전체의 83.5%에 대한 조사가 완료된 상태다. 현재까지 양성률은 2.5%~2.9% 수준이다.

물류센터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점점 확산하고 있는 29일 서울 성동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천 쿠팡 물류센터 지표환자(최초로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현재까지 알려진 지난 12일 하루 근무했던 40대 여성이다. 방역당국은 이 여성의 감염경로에 대해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인천 강사로부터 시작된 부천 라온파티 돌잔치에 참석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현재 증상이 나타난 일자 등을 볼 때 지난 12일 하루 근무했던 확진자가 현재까지는 가장 증상이 먼저 나타난 지표환자”라면서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이어진 전파 연결고리 상에서 쿠팡 물류센터도 전파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어 “다만 발생일자 등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동시에 역학조사가 계속 진행 중에 있다”면서 “해당 지역에서의 지역발생 또는 물류센터 종사자 중 또 다른 유행 연결고리가 동시에 같이 이어졌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전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구 연세나로학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9명으로 늘었다. 그동안 최초 확진자로 알려졌던 인천 거주 강사의 가족이 새로운 지표환자로 거론되고 있다.

3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서울 영등포구 연세나로학원 강사의 감염원이 가족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당초 이 학원 강사 역시 부천 쿠팡 물류센터발 확진자로 추정됐다.

곽진 질병관리본부 환자관리팀장은 “연세나로학원 강사가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조사 과정에서 가족 증상 발생일이 좀 더 빨랐다”면서 “이 가족은 인천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따라서 부천 쿠팡 물류센터와의 관련성보다는 가족에게 감염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계양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연세나로학원 확진자는 강사 가족이 5명, 부동산 직장동료와 그 가족이 두 명, 기존 연세나로 학원 수강생이 두 명이다.

경기도 광주시 행복한요양원에서는 68세 요양보호사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접촉자 중 조사를 거쳐서 4명이 추가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모두 증상은 없는 상태다.

이태원 클럽 집단발생 관련 총 누적환자는 이날 오후 12시 기준 전날 대비 세 명이 증가해 총 269명이 됐다. 세 명은 인천 눈높이학습지 학생 접촉자 두 명과 파인 에스비에스(FINE S.B.S) 사우나 접촉자 가족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말동안 수도권 거주 국민들에게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전체적인 지역발생은 조금씩 감소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파고리가 불분명한 사례가 많다”면서 “감염규모가 커지게 되면 언제든지 의료시설, 복지시설, 종교시설 등으로 코로나19의 침범이 가능하고, 이렇게 되면 더 큰 집단발생과 더 많은 사망자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못하는 시설이나 장소는 사실상 장기간 운영제한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주말은 앞으로 2주간의 시간, 즉 수도권의 감염 확산세를 꺾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