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보유 지분·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목표가↓-키움

by박종오 기자
2020.09.21 08:35:37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키움증권이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영풍(000670)의 주가가 회사가 보유한 자회사 지분 및 자산 가치 대비 저평가됐다고 진단했다. 주요 보유 자산 가치가 3조원에 이르지만 영풍의 시가총액은 그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9000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 목표 주가를 종전 90만원에서 70만원으로 22% 하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영풍의 현재 주가는 1주당 47만9000원(이달 18일 종가 기준)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영풍의 시가총액 8823억원은 상당한 저평가 상태”라고 강조했다.

영풍은 영풍그룹의 최상위 지배 회사다. 시가총액 7조3970억원인 코스피 상장사 고려아연(010130) 지분 26.91%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단순 계산한 고려아연 보유 지분 가치만 1조990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영풍의 시가총액은 그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다.

영풍이 보유한 자산은 이뿐 아니다. 영풍은 코스피 상장사 코리아써키트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지분 36.2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코리아써키트 시가총액은 현재 3331억원이다. 영풍의 보유 지분 가치도 1000억원이 넘는다.



영풍의 별도 재무제표를 보면 지난 6월 말 현재 회사에 쌓은 순 현금(현금성 자산에서 총차입금을 뺀 금액)은 3721억원에 달한다. 석 달 전보다 973억원 늘었다. 영풍의 순 현금은 2017년 말 704억원에서 2년 반 사이 3000억원 넘게 불어났다. 현재 시가총액 대비 보유 순 현금 비율은 약 40%에 이른다.

영풍은 서울 종로 영풍문고 빌딩, 강남 논현동 영풍빌딩(옆 건물 포함) 등 알짜 부동산 자산도 갖고 있다. 이 2곳의 토지 및 건물의 장부가격만 4750억원이다. 이 연구원은 “이 빌딩들의 장부가치는 2011년 말에 갱신된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째 유지되고 있다”며 “실제 매매 가치는 장부가치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 같은 자산가치의 합이 약 3조원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풍의 현재 시가총액은 상당히 저평가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키움증권은 영풍의 목표 주가를 22% 끌어내렸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등 자회사 지분 가치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을 기존 50%에서 60%로 높여 잡은 것이다. 알짜 보유 자산이 많지만 정작 자산의 소유자는 그 ‘몸값’을 인정받지 못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