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미투 등 재발 막을 '예술인 권리보장법' 25일 시행

by장병호 기자
2022.09.23 09:26:47

불공정 행위·표현의 자유 침해·성폭력 피해 등
예술인 권리보호 범위 및 대상 확대
예술인신문고 통해 신고 가능…법률상담 등 제공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미투’ 운동으로 제기된 성폭력 문제 등 예술인의 권리 침해를 막기 위해 제정된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문화예술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 홍보 이미지. (사진=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오는 25일부터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시행된다고 23일 밝혔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의 시행에 따라 앞으로 예술인은 물론 예술대학교 학생이나 문하생 등 예비예술인까지 권리보호 대상이 확대된다. 불공정 행위 외에도 표현의 자유 침해, 성희롱·성폭력 피해 등 권리보호 범위가 커져 예술인의 자유로운 창작 활동이 폭넓게 보장된다.

그동안 예술인의 권리보호는 ‘예술인복지법’에 따라 예술인이 예술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체결한 상황에서 수익배분 거부 등의 불공정 행위가 발생한 경우에만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는 예술인이 국가, 지방자치단체, 예술지원기관, 예술사업자 등과 관련해 예술 활동을 할 때도 블랙리스트 문제와 같은 권리 침해를 받지 않고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미투’ 운동으로 촉발된 문화예술계 성폭력 문제에 있어서도 이 법을 통해 보호 받을 수 있는 길이 생겼다.



권리보호를 받는 예술인의 범위 또한 기존 ‘예술 활동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인 예술인 뿐만 아니라 예술대학교 학생이나 작가의 문하생 등 예비예술인까지 확대됐다. 예비예술인은 예술대학교 교수 등 교육을 하는 사람에 비해 약자의 위치에 있어 성희롱·성폭력 피해의 대상이 되기 쉬운 현실을 고려했다.

권리침해를 당한 예술인은 예술인권리보장지원센터(예술인신문고)에 신고할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심리상담과 법률상담, 의료비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문체부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은 피해 예술인이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피해자를 충분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권리침해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기관에 수사 의뢰 등 구제조치를 요청하고 시정권고·시정명령 등을 할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통해 예술인의 권리침해를 예방하고 피해받은 예술인을 두텁게 구제할 수 있게 됐다”며 “‘오징어 게임’과 같은 세계적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창작자의 자율성 보장이 언급되고 있는데, 문체부는 예술인의 자율과 창의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예술인의 권리 및 복지 향상을 위한 2023년 정부 예산안을 전년 대비 11.3% 증액(828억원, 84억원 증가)해 편성했다. 주요 사항으로 △권리침해 및 성희롱·성폭력 관련 행정조사와 피해 지원 체계 구축(13억원 증가) △창작준비금 확대 지원(2만 3000명, 2000명 증가) △예술활동증명 심의절차 신속화(전담인력 확충 8명)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