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양책 통과 금리 상승 이어지겠지만, 주가 오를 것"

by고준혁 기자
2021.03.08 08:56:23

KB증권 분석
"2분기 실적 매우 강력할 텐데 시장 반년 동안 금리만 보진 않을 것"
"증시 하락폭 작아 연준이 발 벗고 나서긴 좀 그런 상황"
"오히려 이번 주 시장 혼란 커질 가능성 있어"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상원을 통과하며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는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겠지만 증시 상승 또한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실적이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의 초점은 금리 상승에서 실적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상원이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제안한 1조9000억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오는 9일 하원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하원은 지난달 27일 1조9000억달러 부양책을 처리해 상원에 넘겼지만, 상원이 법안 일부를 수정함에 따라 수정안을 재의결해야 한다. 하원은 민주당이 과반이어서 법안 처리는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할 예정이다. 논란이 됐던 최저임금 2배 인상안은 상원을 통과하면서 빠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15달러로 최저시급 인상이 빠졌고 실업급여가 주당 400달러에서 300달러로 낮아진 대신 기한은 8월 29일에서 9월 6일로 연장했다”며 “애초 규모가 1조달러 초반까지 축소될 우려가 있었는데 1조9000달러의 상당 부분을 지켜낼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로 백악관은 공화당과 ‘인프라 투자 부양책’ 논의에 지난 5월 착수했다고 밝혔는데 5월 말 통과가 목표”라며 “공화당은 교통 인프라에, 민주당은 클린에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간극은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슈퍼 부양책 통과로 금리 상승이 야기 되겠지만, 증시 약세가 계속되진 않을 걸로 전망된다. 2분기 실적이 매우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이 계속해서 금리 인상에만 몰두해 있진 않을 거란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부양책은 금리 상승을 야기하겠지만 그럼에도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과거에 그랬듯 4~6월 경제지표와 2분기 실적은 매우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할 것인데,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투자자들이 2~6월까지 거의 반년 동안 금리 상승만 걱정하고 있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미국 증시의 낙폭이 비교적 크지 않은 등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금리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주말까지 고점 대비 낙폭이 -2.4%에 불과하다.

이 연구원은 “주말 연준위원들의 발언을 보면 다가올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에서 무언가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불라드 총재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를 옵션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고 보스틱 총재도 경제, 인플레가 뜨거워지게 놔두는 것이 편안하다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 낙폭도 작은 상황에서 이 정도에 연준이 발 벗고 나서긴 좀 그런 상황으로 오히려 이번 주에 증시 혼란이 커진다면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