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교체 앞두고 여야 신경전…與 "방탄용 나눠먹기"

by박기주 기자
2023.05.29 14:31:25

30일 본회의서 상임위원장 표결
與, 윤관석·김경협 등 비위 혐의 위원장 교체 촉구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국회 상임위원장 교체를 앞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야당 몫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과 환경노동위원장 인선을 두고 여당에선 교체 요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 (사진= 노진환 기자)
국회는 오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장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자위와 환노위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행정안전위·보건복지위·교육위·예산결산특별위 등 7곳의 상임위원장이 교체 대상이다. 7곳 중 과방위를 제외한 6곳이 민주당 몫이다.

여야는 지난해 7월 행안위와 과방위의 위원장 자리를 1년씩 맡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행안위원장이었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과방위원장으로, 과방위원장이었던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행안위원장으로 자리를 바꾸는 것이 유력하다. 정 의원의 경우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어 상임위원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여론도 있지만 본인의 의지가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민주당은 정 의원을 행안위로 보임하는 내용의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아울러 박홍근 전 원내대표도 교육위로 자리를 옮기면서 새 교육위원장으로 내정됐다. 환노위원장은 이번에 새로 환노위로 보임된 3선의 김경협 의원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환노위원장인 전해철 의원은 이번에 외통위로 자리를 옮겼다. 복지위원장은 기존의 정춘숙 의원 대신 3선의 한정애 의원이 유력하다. 한 의원은 21대 국회 전반기에 복지위원장을 역임했지만 당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3개월 만에 그만 둔 바 있다. 기존 위원장인 정 의원은 이번에 과방위로 자리를 옮겼다.

다만 산자위원장은 당분간 윤관석 위원장이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윤 위원장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후 민주당을 탈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민주당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내달 12일 윤 위원장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산자위원장이 교체된다면 3선의 박범계 의원이 이를 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정부 예산 심사를 총괄하는 예결위원장엔 4선의 우상호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여당에선 윤관석 위원장 및 김경협 내정자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비위 혐의가 있는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자신들의 비위 방탄용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관석 산자위원장은 ‘쩐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탈당해 무소속이 되면서 교체의 대상이 됐지만, 윤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자 민주당은 위원장 교체 시기를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로 미뤘다”며 “환노위원장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내정된 김경협 의원은 현재 불법 토지거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할 처지에 놓인 인사를 앉힌 것”이라고 했다.

전 대변인은 “민주당은 소관 상임위원회를 대표하고, 회의 일정과 안건, 의사 진행을 공정하게 주재해야 할 상임위원장 자리를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과 잇속을 위해 흥정의 대상을 삼고 있다. 방탄용, 입막음용 자리 나눠먹기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윤관석 산자중기 위원장의 사퇴와 김경협 환노 위원장 후보의 교체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