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렬 “핵·미사일 폐기? 목표 높다..포괄적 신고 시점만 나와도 절반의 성공”

by김영환 기자
2019.02.20 08:44:55

“당장 핵탄두, ICBM 폐기까지는 갈 수 없어..목표 높게 잡으면 실패”
핵 관련 총량 신고 시점만 밝혀도 절반의 성공..총량을 알아야 동결 여부 확인 가능

(사진=방인권 기자)
[대담=이데일리 선상원 정치부장·정리=김영환 기자] “미래핵·현재핵과는 다르게 과거핵은 깜깜이인 상황이다. 과거핵의 윤곽이라도 파악하고 이 내용을 담은 실무협상 로드맵을 합의해야 한다.”

조성렬 통일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9일 앞으로 다가온 지난 18일 북핵에 대한 ‘포괄적 신고’ 시점에 합의하면 이번 회담이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괄적 신고는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와, 투발수단, 핵물질 등 과거핵 현황을 공개하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이날 이데일리와 만나 “핵탄두나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등 북한 핵·미사일의 폐기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번 회담은 실패라고 하는데 그것은 애당초 목표를 잘못 잡은 것”이라면서 “비핵화의 로드맵이 아니고 실무협상의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언제 포괄적 신고해야 해야 한다는 건 꼭 들어가서 이를 바탕으로 실무협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핵무기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향후 핵무기의 고도화를 위한 핵·미사일 실험을 ‘미래핵’으로, 핵물질 생산 등 현재 가동되고 있는 핵무기 관련 프로그램을 ‘현재핵’으로, 완성된 핵무기와 투발수단, 핵물질 등은 ‘과거핵’으로 규정한다. 조 위원장은 ‘미래핵’과 ‘현재핵’은 북한이 폐기 의지라도 보였지만 ‘과거핵’은 “깜깜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동창리 미사일실험장도 부분 폐쇄하면서 미래핵을 손에서 놨고, 9·19 평양 공동선언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기 가능성도 내비쳤다. 물론 후속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미래핵과 현재핵에 대해서 만큼은 폐기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다만 이미 완성된 핵무기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조 위원장은 “핵탄두가 몇 개고, 핵물질이 얼마나 있고, ICBM은 몇 개고…굳이 위치까지 공개하지 않더라도 정확한 과거핵의 숫자만 밝혀도 추후 북한이 핵동결을 지키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며 “포괄적 신고에 ICBM 외 IRMB(중거리탄도미사일)이나 MRBM(준중거리탄도미사일)이 범위가 될 지도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