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사망]풍운아 잡스 잠들다..드라마같았던 삶

by양미영 기자
2011.10.06 10:09:08

드라마 같은 삶과 죽음..췌장암 발병이후 8년만에 사망
애플 창업후 버림받기도..또다른 시련 병마에 결국 굴복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큰 별이 졌다. IT업계 신화를 창조한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는 지난 8월25일 최고경영자(CEO)직 사임을 결정한 뒤 두 달도 채 안돼 사망했다. 지난 2003년 췌장암이 발병한지 8년 만이다.

그동안 잡스의 건강 이상설이 계속 제기됐고 지난 8월 애플 CEO직 사임을 돌연 발표하면서 증폭됐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란 발군의 제품들을 `창조`한 잡스가 사라지게 되면서 전세계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애플의 향후 행보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 드라마 같은 삶, 드라마처럼 마감

▲ 1984년 당시 스티브 잡스
잡스의 삶은 그야말로 드라마다. 실리콘 밸리의 풍운아로 불릴 만큼 파란만장한 삶을 이어왔다. 미혼모에게 나서 입양돼 자란 잡스는 그리 유복하지 못했다. 이런 경제적인 이유는 대학을 중퇴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불우한 삶은 한편으로 도전정신을 키웠고 이는 IT 분야에서 비상한 재능으로 발현됐다.

그는 애플을 만든 사람이었지만 애플로부터 버림받기도 했다. 잡스가 떠나면서 애플은 곧바로 가라앉으며 그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잡스가 애플을 떠난 후 1996년 다시 애플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때까지 그는 `토이 스토리`를 제작한 픽사를 만들어 승승장구했다. 잡스가 돌아온 후 처음 나온 것이 바로 아이맥이었고 2000년대부터 아이팟을 시작으로 애플 마니아층이 형성되며 `애플 제국`으로 거듭난다.   아이폰은 특히 IT 역사 자체를 바꿨다. 스마트폰은 올해 PC 출하를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잡스는 최근 아이클라우드 발표 자리에서 무너지고 있는 PC 산업의 종언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잡스는 이런 와중에 2003년 췌장암이라는 시련을 맞았고 최근까지 회복과 재발을 반복하며 오랫동안 병마와 싸웠다.  



◇ 췌장암 재발로 사망한듯 잡스가 앓았던 췌장암은 대개 발견 시 전이가 상당 부분 진행돼 생존기간이 짧다. 하지만 잡스의 경우 수술이 쉽고 생존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한적 범위의 세포 신경 내 분비 종양(islet cell neuroendocrine tumor)`이어서 그나마 희망을 품게 했다. 특히 2004년 병을 공개할 당시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등의 치료가 필요 없다고 밝혔었다.
▲ 2010년 아이폰4 소개 당시 스티브 잡스


그러나 2008년 잡스는 아이폰 제품 행사에 몰라보게 수척한 모습으로 등장, 건강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다. 잡스는 호르몬 불균형이 체중감소의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밝혔지만, 이듬해 간 이식에 나섰고 병가를 반복하면서 궁금증이 증폭됐다. 2009년엔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 와중에 나온 그의 사임은 잡스의 건강문제가 상당히 심각함을 예감케 했고 외신들은 의료 전문가들을 인용, 잡스의 암이 재발하고, 이식한 간으로 전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특히 잡스가 가진 종양이 재발 시에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치료해야 해 상당히 치유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 선과 무소유에 심취    일부에서는 잡스 특유의 독선과 외골수 기질을 비판했고 리더로서의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제품 설계나 자유분방한 경영스타일 면에서는 감히 그를 따를 자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