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주말 뭐먹지] 비 오는 날 소주 친구 오징어…금값된 이유는?

by함지현 기자
2017.11.25 17:52:03

중국 어선 싹쓸이 탓…"10년간 울릉군 오징어 어획량 80% 감소"
강원도에서만 연간 1000억원 피해 추정 하기도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소주 한잔 땡길때 오징어만한 안주가 없었다. 싱싱한 오징어를 통째로 찐 오징어 통찜이나 칼칼하게 만든 오징어볶음은 그야말로 소주의 ‘절친’이다. 회로 먹거나 물회로 먹어도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소주를 부른다. 마른 안주로 즐길 경우 주종에 상관없이 기분 좋은 마무리가 가능하다.

오징어의 제철은 7월~11월 정도라고 하니 오징어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가만히 돌아보니 올해 오징어를 즐기지는 못했다는 얘기가 적지 않게 나온다.

그 이유는 바로 오징어 값이 그야말로 금값이기 때문.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8655원이던 국내산 오징어 생물 2마리의 가격은 1만146원으로 한달새 17%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가격인 6860원과 비교하면 약 48%나 비싸졌다.

국내산 냉동 오징어 2마리의 가격도 6937원으로 지난달 6615원보다 4.8% 비싸졌다. 지난해 같은기간 5368원과 비교하면 29% 올랐다.

오징어 가격이 오르니 과거 가벼운 술 안주로 삼았던 오징어의 위상도 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얼마전 속초 바닷가로 여행을 다녀왔던 30대 직장인 A씨는 “예전에 비해 오징어의 몸값이 매우 높아졌다”며 “서비스로 받았던 오징어가 그렇게 반가웠던 적은 처음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징어의 가격이 이처럼 비싸진 이유는 중국 어선의 싹쓸이 잡이에 따른 어획량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동해를 통해 북한해역으로 이동해 조업 하는 중국어선 수는 10년 전 497척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해 1238척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5년 870척보다 368척 늘어난 수치다. 경상북도 울릉군의 오징어 어획량도 10년간 80%나 감소했다.

중국 어선의 북한해역 어종 싹쓸이 조업으로 인해 강원도에서만 연간 1000억원의 피해를 입고 있을 것으로 김 의원실은 추정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국가적 대응이 없을시 동해안 어업은 붕괴할 것”이라며 “우리 수산자원에 대한 국가적 관리와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