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vs도의회 국힘 '강대강' 대치..기회소득 시리즈 불투명

by황영민 기자
2023.05.29 14:08:47

여야정 협의체 정책예산 집행 놓고 협치 파열음
곽미숙 대표의원 지사실 앞서 연좌시위까지 나서
6월 예술인 기회소득 등 심의 결과 부정 영향 전망

경기도청, 경기도의회 전경.(사진=경기도)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간 ‘강 대 강’ 대치 국면으로 김 지사의 시그니처 정책인 ‘기회소득 시리즈’ 연내 도입 여부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현재 김 지사는 예술인, 장애인, 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한 기회소득 도입을 추진 중이다.

29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지사와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단의 대치 국면은 경기도와 도의회 양대 교섭단체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함께 구성한 ‘여야정협의체’에서 합의한 정책예산 집행을 둘러싸고 불거졌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 78명씩으로 정확히 양분하고 있는 도의회와 원활한 소통 및 의사결정을 위해 구성된 여야정협의체에서는 ‘천원의 아침밥’ 도비 추가 지원 등 다양한 정책사업 결정이 내려져왔다.

하지만 최근 도 집행부에서 일부 예산 집행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야당인 국민의힘과 불협화음이 일기 시작했다.

곽미숙 대표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대표단은 수 차례 집행부에 예산 집행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급기야 지난 25일에는 김동연 지사 집무실 앞에서 곽 대표가 연좌시위를 벌이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지난 25일 오전 김동연 경기도지사 집무실 앞에서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의원과 지미연 수석대변인이 연좌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도지사 비서실을 찾아 면담을 요구한 곽 대표는 김 지사가 회의 등을 이유로 만나주지 않자 집무실 문 앞에 앉아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곽 대표는 “국민의힘이 요구해 여야정협의체에서 도비 지원을 합의한 ‘천원의 아침밥’ 사업비 편성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며 “또 전통주 관련 예산 등 올해 각종 사업 예산 집행이 막혀 있다”고 주장했다.



1시간에 걸친 시위 끝에 집무실을 나온 김 지사는 “여야정협의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법과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짧게 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처럼 김 지사와 도의회 국민의힘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아직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기회소득 시리즈’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2일 ‘플랫폼 노동자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을 청취 중이다. 이 조례안은 플랫폼 노동자 중 한 명인 배달노동자에게 교통법규를 준수 할 시 반기별 60만 원씩 연간 120만 원의 기회소득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당연히 지켜야 할 교통법규 준수 여부를 놓고 배달노동자에게 기회소득을 지급하는 것에 대한 적정성 여부로 논란이 되고 있다.

아울러 도는 지난 회기에서 처리되지 못한 예술인과 장애인에 기회소득을 지급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6월 도의회 임시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예술활동증명유효자 중 개인소득이 중위소득 120% 이하인 예술인에게 연 15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예술인 기회소득은 지난 4월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상정 여부를 표결에 부친 결과 국민의힘 8명 반대, 민주당 8명 찬성 가부동수로 심사가 불발된 바 있다.

장애인 기회소득은 ‘정도가 심한 장애인’ 중 개인소득이 중위소득 120% 이하 대상자들에게 월 5만 원씩 6개월간 모두 30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모두 김동연 지사의 중점 사업들이지만, 도의회 국민의힘과 대립 구도가 지속될 경우 조례안 통과는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대표단 내에서는 여야정 협의체 파기 이야기까지 거론될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 여지도 있지만, 김동연 지사가 얼마나 제스쳐를 취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