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고개숙이고 대표 사퇴한 NC...선수 생명은 괜찮을까

by이석무 기자
2021.07.16 16:33:32

원정 숙소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외부인 여성들과 술자리를 가진 NC다이노스 박석민(왼쪽부터),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NC다이노스가 쑥대밭이 됐다. 구단 창단 후 첫 프로야구 통합우승을 일궈내고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지 불과 8개월 만이다.

KBO는 16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어긴 채 원정숙소에 외부인과 숙소에서 술판을 벌인 NC 소속 선수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에게 각각 72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내렸다.

아울러 NC 구단에도 선수단 관리 소홀로 인해 리그 중단이라는 심각한 결과를 가져오고 리그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물어 제재금 1억원을 결정했다.

NC는 이들 네 선수의 부적절한 행동과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리그가 중단된 상황에서 올 시즌 74경기를 치른 상태다. 올 시즌 남은 경기는 70경기다.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후반기 리그가 예정대로 재개되더라도 이들은 올 시즌 그라운드에서 뛸 수 없다.

이들 선수 4명 모두 NC의 주축 선수임을 감안하면 팀이 받게 될 전력상의 타격은 상당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들 선수의 일탈로 인해 땅에 떨어진 선수단 사기는 구단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 분위기로는 이들 선수들이 징계가 끝나고 NC 유니폼을 입고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KBO 상벌위원회가 끝나자마자 김택진 NC 구단주는 직접 사과문을 올리고 고개를 숙였다. 구단주가 직접 전면에 나서 사과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택진 구단주는 “사태의 최종적인 책임은 구단주인 저에게 있습니다”며 “구단주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특히 김택진 구단주는 “이번 사태와 관계있는 구단 관계자와 선수들은 결과에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사과문이 나오자마자 황순현 구단대표는 사의를 공식 발표했고 배석현 본부장도 책임을 지고 직무에서 물러났다. 현재 직무정지 중인 김종문 단장을 대신해선 임선남 데이터 팀장이 단장대행을 맡게 됐다.

후임 구단 대표대행으로 내정된 서봉규 엔씨소프트 윤리경영실장은 검찰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검사 출신 법조인이다. 김택진 구단주가 어떤 마음으로 이 상황을 대처할 것인지 생각이 엿보이는 인사다.

다음 타켓은 사태를 일으킨 문제 당사자인 선수들이 될 전망이다. KBO 상벌위원회 징계가 결정된 만큼 구단 자체 징계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김택진 구단주도 ‘선수들에 대한 책임’도 강조했다.

구단 자체 징계가 더해진다면 이들 선수들은 최소 1년 또는 그 이상 경기 출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선수생명이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 ‘아무도 안보니 괜찮겠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술자리에 그동안 힘들게 쌓아왔던 선수 인생이 날아갈 위기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