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기용과 김구라, '쿡방 시대'가 낳은 트러블메이커 될까
by강민정 기자
2015.05.26 14:35:44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이렇게 가면 볼 일 없습니다.”
시청자 게시판이 뜨겁다. 하차시켜라, 보지 않겠다, 난 괜찮더라, 한번 보고 어찌 아냐. 이렇고 저런 목소리가 섞여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맹기용 셰프가 뭇매를 맞고 있다. 꽁치 통조림을 활용한 레시피가 도마 위에 올랐다. ‘초딩 교포 입맛’이라는 지누의 입맛을 잡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혀가 아닌 눈으로 맛본 시청자의 눈밖에도 났다. 먹어보지 않았지만, 상상력을 발휘해도 받아들이기 힘든 맛의 조합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쯤되면, 잘 나가는 ‘훈남 셰프’란 프로필이 민망한 상황이다.
케이블채널 tvN ‘집밥 백선생’에 출연하는 김구라를 보는 시청자의 시선도 따갑다. 성공한 외식업계 CEO 백종원에게 요리를 배우는 콘셉트로 기획된 ‘집밥 백선생’. 김구라는 그의 제자 중 한명으로 출연하고 있고, 최근 첫회로 시청자와 만났다. 할 줄 아는 요리가 거의 없다는 김구라는 실력을 가늠하기 위한 집밥 미션으로 달걀 후라이를 했다. 그 특유의 당당하고 거침없는 캐릭터는 주방에서도 유효했다. 백종원을 보며 ‘사장님’이라고 하면 되냐고 묻는가 하면, “그 정도는 누구나 하는 거 아니냐”, “뭐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 식의 리액션으로 백종원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음식에 임하는 소위 불량한 태도에 시청자가 뿔이 났다.
‘냉장고를 부탁해’ 시청자 게시판과 ‘집밥 백선생’ 게시판엔 이들의 하차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트러블메이커가 된 셈이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이제 막 출연한 셰프, 이제 막 시작한 프로그램에서 크고 작게 일어나는 잡음이 달갑진 않을 터다.
요즘 TV는 ‘먹방’을 넘어 ‘쿡방’ 전성시대다. 맛집을 소개하고 평가하는 수준을 넘어, 요리를 맛보고, 주문하고, 배우기까지 한다. 일품 요리를 볼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15분 만에 끝나는 레시피에 집밥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쿡방 전성시대’가 시청자와 통한 가장 큰 매력은 진정성이었다. 투덜 거려도 할 건 다 하는 이서진이 시청자에게 사랑 받고, 의외의 요리 실력으로 엄마의 마음을 보여준 차승원이 화제가 된 것도 ‘한끼의 진정성’을 살린 프로그램 의도에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비 전문가도 음식을 대하는 태도 하나로 시청자에게 감동을 주는 가운데, 요리 한길 인생을 걸어온 셰프들의 ‘쿡방’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에 장인정신까지 담고 있다.
맹기용 셰프의 ‘맹모닝’을 두고 “아마추어도 꽁치는 쓰지 않을 것 같다”며 다소 쉬운 생각으로 접근한 비난이 쏟아지는 것도 기존 쿡방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출연진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과 대치되는 듯한 인상을 안겼기 때문일 터다. “이 음식이 정말 내 냉장고에서 나온 재료로 만든 것이냐”는 놀라움으로 셰프의 음식을 맛보는 출연진과 달리 “그거 뭐 별거라고”라는 식으로 임하는 김구라의 태도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것도 ‘쿡방 전성시대’가 낳은 트러블 메이커의 단면이다.
음식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편성해온 올리브TV의 한 관계자는 “요리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데 제작진의 노하우와 출연진의 소통이 조화를 이뤄야 프로그램이 진정성을 띌 수 있다”며 “요즘 ‘쿡방’이 뜨고 있는데 문제점들도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것 같아 초심을 다 잡아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