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에 정당 난립하지만…3% 득표 달성, 평균 4개뿐

by유태환 기자
2020.01.24 11:00:00

현재 선관위 등록 정당·창준위 도합 54개
과거 총선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우후죽순
하지만 거대 양당·정의당 만 꾸준히 비례로
3金 김종필조차 자민련 3% 미달 정계 은퇴
"새로운 군소정당, 의미 있는 득표 어려워"

이해찬(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설 명절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비례대표 득표율에 가깝게 의석을 배분하는 준(準) 연동형비례대표제 수혜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지만 의회 입성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정당은 총 39개다. 창당준비위원회는 15개로 이들을 합치면 총 54개에 달한다.

20대와 19대 총선 투표용지에 각각 21개·20개 정당이 이름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올 들어서 창당을 하거나 결성을 한 정당과 창준위만 각각 5개로 총 10개다.

하지만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개별적으로 표를 행사하는 1인 2표제가 도입된 17대 총선 이후 사례들을 봤을 때 신생정당들이 비례대표 당선자를 배출하기는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17대부터 20대 총선까지 비례대표 진입 봉쇄조항인 3% 득표를 넘긴 정당은 평균 4개에 불과했다.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정의당 계열 진보정당 정도를 제외하면 평균 한 개 정당만 추가로 간신히 비례대표를 배출했다는 얘기다.



민족대명절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역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귀성객들에게 설 귀향 인사를 하기 위해 열차 플랫폼으로 내려오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대에는 민주당과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국민의당, 정의당 등 4개 정당이 3% 이상 비례대표 표를 받았다. 19대 역시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과 새누리당, 통합진보당(이후 정의당 등으로 분당), 자유선진당 4개였다.

역대 최다인 18대도 통합민주당,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5개 정당만 비례대표를 배출했다. 17대에는 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의 전신),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새천년민주당 등 4개였다.

이런 과거 사례를 보면 신생정당이 3% 벽을 깨기는 어려워 보인다.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 중 하나인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 역시 2004년 자민련 비례대표 1번으로 총선에 출마했지만 당 비례대표 득표율이 2.82%에 머물면서 10선에 실패하고 정계를 은퇴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동참했다가 역풍을 맞은 탓이었다.

여권 일각에서는 전광훈 목사 등 극우성향 인사들이 연동형비례제 하에서 금배지를 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이 역시 현실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17대부터 기독교 관련 정당이 매번 선거에 나서고 있지만 20대 총선에서 기독자유당이 얻은 2.63%가 역대 최다 득표 수준이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연동형비례제를 한다고 정의당을 제외한 군소정당의 원내진출 가능성이 높아질 확률은 별로 없다”며 “홍보와 인물 면에서 약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선거에는 자금이나 전략 등 여러 기본 요소도 필요하다”며 “새로 나타나는 군소정당이 의미 있는 득표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