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호의 과학 라운지](53)대변 제때 안 누면 변비 걸리는 이유는?

by이연호 기자
2019.12.01 13:03:38

통제 불가 내괄약근과 통제 가능 외괄약근 소통 통해 대변 배출
대변 참으면 괄약근 간 소통 문제로 압력차 없어지고 변비 걸려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추운 겨울. “이불 밖은 위험해”를 외치며 한 없이 게으른 주말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하지만 아무리 만사가 귀찮고 게을러져도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화장실 가기다.

그 중 소변과 달리 대변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나 설사의 경우가 아니면 대체로 참고 그 배출 시기를 일정 정도는 늦출 수 있기 때문에 가끔 게을러서 혹은 바빠서 참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습관이다. 이런 습관은 자칫 누고 싶어도 못 누는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 이유가 뭘까. 대장의 최하부에 해당하는 직장(直腸·rectum)에 음식물의 찌꺼기인 똥이 들어오면 인간이 조절할 수 없는 내괄약근과 인간이 의식적으로 조절 가능한 외괄약관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똥을 항문 밖으로 배출하게 된다.



즉 직장에 똥이 들어오면 그 신호를 척수로 전달하고 척수는 내괄약근에 항문을 열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때 똥을 눌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외괄약근을 조절해 그 똥을 밖으로 배출하게 된다. 그러나 똥을 참으면 이 두 괄약근의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왜냐하면 내괄약근과 외괄약근의 두 괄약근이 적절하게 소통해야 일정한 압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내괄약근이 이완되면 내부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외괄약근도 열려 압력은 더 증가하게 되고 대변은 내부의 높은 압력에서 외부의 낮은 압력으로 쓰윽 항문을 탈출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외괄약근을 너무 오래 통제하고 있으면 압력의 차가 발생하지 않게 되고 똥이 나오지 못하는 상태인 변비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제때 먹는 것 만큼이나 제때 배출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도움말=과학커뮤니케이터 케니 리(Kenny Lee)

*편집자주: 수학, 화학, 물리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은 점차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기초과학은 어렵고 낯설게만 느껴져 피하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기초과학의 세계에 쉽고 재미있게 발을 들여 보자는 취지로 매주 연재 기사를 게재한다. 과학 유튜브 채널 ‘펑키 사이언스(Funky Science)’ 운영자이자 팝핀(Poppin)을 통한 과학대중화에 매진하는 케니 리(Kenny Lee)와 매주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중 재밌는 내용들을 간추려 독자들에게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