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춤은 언어, 안무 비법 공개합니다"

by장병호 기자
2022.07.07 09:08:52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획 공연
안무 과정 담은 ''무교육적 댄스'' 8일까지
"음악과 함께 하는 춤, 새로운 언어로 다가가길"
9일엔 관객 함께하는 ''사우나 세미나'' 선보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춤도 하나의 언어가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담아 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왼쪽만 삭발한 머리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나온 김보람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이 공연에 앞서 작품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작품의 제목은 ‘언어학’. 말 그대로 춤이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을지를 탐구한 작품이다.

현대무용 단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무교육적 댄스’ 중 ‘언어학’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세상엔 많은 춤이 있어요. 힙합 같은 춤도 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보면서 춤추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하죠,. 저희는 이 모든 게 언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김 예술감독의 설명에 이어 장경민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대표가 무대에 등장했다. 이 작품에서 장 대표가 맡은 역할은 ‘언어학 박사’. 장 대표는 공연 시작 전 관객이 직접 적어낸 추천곡 중 하나를 선곡해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몸을 움츠렸다 오른팔을 앞으로 뻗고, 왼팔을 허리에 대고 옆으로 움직이는 등 본인이 만든 4가지 동작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공연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자신들의 안무 비법을 관객과 공유하는 ‘무교육적 댄스’다. 자신들의 대표작인 ‘볼레로’(2008년)와 ‘언어학’(2016년)의 안무법과 작업과정을 관객에게 공개하고 실연하는 이색적인 무대다. 마치 외계에서 온 것 같은 독특한 춤으로 화제가 됐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자신들의 ‘기업비밀’을 공개하는 자리다.

‘언어학’에 앞서 선보인 ‘볼레로’에서는 음악을 어떻게 춤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볼레로’는 반복되는 박자와 선율로 잘 알려진 곡. 이번 공연에선 김 예술감독이 ‘볼레로’의 음악을 춤으로 표현하기 위해 작업한 안무 노트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박자와 선율을 그림으로 쪼개 표현하고 이를 춤으로 표현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졌다. 현대무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현대무용 단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무교육적 댄스’ 중 ‘볼레로’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무교육적 댄스’는 세종문화회관이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컨템포러리 시즌 ‘싱크넥스트 22’의 기획 공연 중 하나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8일까지 ‘무교육적 댄스’를 공연한다. 9일엔 같은 장소에서 관객과 예술가가 구분 없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 ‘사우나 세미나’를 선보일 예정이다.

‘싱크넥스트 22’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외에도 다채로운 현대무용 팀이 등장해 현대무용의 색다른 재미를 관객과 나눈다. 앞서 개막작인 현대무용가 안은미의 솔로 ‘은미와 영규와 현진’은 객석점유율 93%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어 안은미컴퍼니 대표 단원인 김혜경의 솔로 무대 ‘자조방방’(7월 12일), 덴마크 안무가 시몬느 뷔로드의 ‘콜렉티브 비해비어’(8월 12~14일), 안은미컴퍼니 신작이자 ‘싱크넥스트 22’ 폐막작인 ‘디어 누산타라’(9월 1~4일) 등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