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추석 폐지해주세요"

by뉴스속보팀 기자
2018.09.22 13:51:51

명절마다 반복되는 명절 폐지 청원글
친지모임에 오가는 모든 과정에서 스트레스 받아
의욕상실, 피로, 두통 겪기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명절 폐지 청원글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추석이 시작된 연휴 첫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명절을 없애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 첫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추석과 명절과 같은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명절 폐지를 청원하는 글이 페이지를 넘어 잇따라 보였다.

‘추석과 설날을 없애주세요’, ‘온국민이 부담스러워하는 명절을 없애주세요’, ‘필요성이 없는 추석폐지를 청원합니다’ 등 청원자들은 명절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이러한 명절 폐지 청원글은 명절이 다가오면 눈에 띄게 증가한다.



21일 제사를 폐지해달라는 글을 작성한 한 청원자는 “대한민국의 제사문화는 여성에게만 노동을 강요하고 있다. 남녀평등을 가르치며 차별을 일으키는 문화를 언제까지 둘 건가”라며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이런 문화는 없어지지 않는다. 시대에 맞게 변화하자”고 주장했다.

올 설날이 지난 후 작성된 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3월 청원글을 쓴 한 시민은 “명절증후군은 반복된다. 명절을 생각하면 이혼 급증, 막히는 고속도로, 가족 간 다툼 등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오른다”며 “소비진작을 위해서라면 명절을 법정 휴가일로 지정하는 게 아니라 공휴일 횟수를 늘리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명절 때마다 제사 문화를 바꾸자고 주장하거나 명절 자체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바몬이 성인남녀 2229명을 대상으로 ‘추석 스트레스’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해 추석에 친지 모임에 참석했었다고 답한 62.3% 중 67.7%가 모임 참석을 후회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덕담을 가장한 친척어른들의 잔소리와 참견(53.8%)’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는 ‘주머니 사정으로 넉넉히 챙기지 못한 용돈과 선물(29.3%)’, ‘겉도는 대화 등 부담스럽거나 친밀하지 못한 친지들의 관계(22.2%)’, ‘제사음식 준비, 거지 등 너무 많은 일거리(15.1%)’, ‘진이 빠지는 귀성/귀향길 정체(14.1%)’가 차례로 꼽혔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다툼(13.0%)’, ‘예전 같지 않은 부모님, 친지의 모습에 효도할 걸 하는 후회(11.5%)’, ‘친지들 앞에서의 말이나 행동 실수(3.7%)’ 등이라는 대답도 있었다.

심한 명절 스트레스는 신체에 영향을 끼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의욕상실(33.7%)’, ‘피로(25.3%)’, ‘소화불량(24.5%)’, ‘두통(10.4%)’, ‘급격한 감정기복(10.3%)’, ‘무너진 생체리듬(8.2%)’ 등을 겪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