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북한 내 성폭력 심각한 수준”

by장 휘 기자
2018.11.13 08:00:40



케네스 로스 휴먼라이츠워치(HRW) 사무총장과 이소연 뉴코리아 여성연합 대표(사진=연합뉴스)

최근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WA·Human Rights Watch·)가 북한의 성폭력 실태를 폭로했다. 북한 고위 간부와 부원들이 위력을 행사하는 성폭력이 만연하다는 내용이다.

HRW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보고서 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 성폭력 실상을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탈북민 106명(여성 72명, 여아 4명, 남성 30명)을 인터뷰하고 피해 사례를 종합해 작성했다.



HRW가 지목한 성폭력 가해자는 당 고위 관리, 구금 시설의 감시원과 심문관, 보안원(경찰)과 보위성(비밀경찰) 요원, 검사, 군인 등이다. 대부분 피해자는 구금 시설에 갇혀 있거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장사를 하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케네스 로스 HRW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성폭력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아무도 대응하지 않고 묵인한다”며 “북한 여성들이 법적으로 대응할 방법이 있다면 ‘미투’라고 말하겠지만 김정은 독재정권에서는 목소리를 낼 수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이런 성폭력이 만연하는 이유로 북한 내 여성들이 엄청난 성차별을 받고 있고 국제적 기준의 여성 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점 등을 꼽았다. 또 정부 관리들이 강압적이고 위압적인 권력을 이용해 성폭력을 일삼는다는 점, 북한 정부의 대응이 부족한 점도 지적됐다.

평양 시내에서 한 여성이 정장 차림에 아이를 업고 길을 걷고 있다(사진=연합뉴스)



HRW의 보고서 발표에 북한 당국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북한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 성명으로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 행위들이 만연하고 있다는 허황하기 짝이 없는 보고서”라며 “이것은 평화와 안정을 바라지 않는 적대 세력의 정치적 모략 책동의 일환”이라고 사설을 발표했다.

이어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며 “사회주의 문명을 마음껏 향유하고 있는 북한 인민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사회주의 국가 자체가 가부장적인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리포트가 발표된 뒤 북한이 즉각 사설을 발표한 것은 성폭력 실태 비난에 대해서 반박을 하는 것이다. 어쨌든 북한의 인권 실태는 부끄러운 치부이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