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부진? 강정호 머리에 그런 단어는 없었다

by박은별 기자
2014.10.30 21:44:10

사진=뉴시스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플레이오프서 부진하다”는 평가에 강정호(넥센)는 의지를 불태웠다. 아니, 부진? 강정호의 머리엔 그런 단어는 없었다.

강정호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5번 타자 유격수로 나서 결승포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성적은 홈런 1개 포함 3타수 2안타 1사사구.

시즌 기록은 강정호의 맹활약을 예상케 한 부분이었다. 올시즌 강정호는 LG 선발 리오단에게 유독 강한 타자였다. 홈런 2개 포함 9타수 6안타(타율 6할6푼7리)에 타점은 무려 8개. 넥센 타자들 중 가장 강했다. 리오단은 시즌이 끝날 무렵 ‘가장 까다로운 타자’를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강정호를 꼽았다. 강정호 역시 “그럴만하다”고 말한 적 있었다.

물러설 수 없는 플레이오프 3차전. 리오단은 두려웠고 강정호는 자신감있었다. 이는 그대로 결과로 나타났다.

강정호는 경기 전 “아마 좋은 볼을 안주지 않을까 싶다. 단기전이니까 기록에 대한 자신감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LG 포수 최경철은 “정호 타순이 제일 걱정이긴 하다. 타이밍이 맞는 타자들이 꼭 있는데 리오단에게 강정호가 그렇다. 가장 걱정되는 타순이다”고 했다.



넥센이 승리하기 위해선 선발 리오단의 킬러인 강정호가 잘 해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강정호가 여전히 강한 면모를 보인다면 앞뒤 타순인 박병호, 김민성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반대로 강정호가 부진할 경우, 넥센의 공격루트도 막힐 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는 기록대로였다. 강정호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첫 타석부터 리오단을 제대로 공략했다. 0-0 동점이던 2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볼카운트 1-1에서 리오단의 가운데 직구(시속 146km)를 공략,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자신의 생애 첫 포스트시즌 홈런이자 LG 배터리에 두려움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 한 방이기도 했다.

1,2차전이 열린 목동구장에서 리그 1,2위 홈런 타자인 박병호, 강정호의 홈런은 없었다. 다들 강정호, 박병호타순에서 시원스럽게 터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LG 역시 목동에서 맞지 않은 홈런을 잠실에선 더더욱 맞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홈런 부담이 없는 강정호는 편했다. “8타수 3안타를 쳐도 컨디션이 안좋다고 말하는데, 타율 6할은 쳐놔야겠다”며 웃는 강정호의 말은 그러한 부담이 없음을 증명하기 충분했다.

덕분에 강정호는 3차전, 시리즈에 분수령이 될 경기서 선제 홈런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었다. 시리즈 전적 1승1패지만 2차전에서 이긴 LG가 좀 더 분위기를 탄 상황. 터져야 할 타순에서 터져주면서 넥센은 초반 흐름을 장악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