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또’…집중호우 사망자 30명에 이재민 6000명 ‘육박’

by최정훈 기자
2020.08.09 11:29:07

오전 10시 30분 기준 사망자 30명·실종자 12명 등 인명피해
이재민 5971명…시설피해도 1만 건 육박해 피해 ‘눈덩이’
태풍 ‘장미’ 북상에 10일부터 경남·제주 비 피해 우려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이번 달 내내 이어진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30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주말 사이 주요 강들이 범람하는 등 이재민 규모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5호 태풍 ‘장미’까지 우리나라로 북상해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천 산책로가 폭우로 불어난 물에 잠겨 있다.(사진=연합뉴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이번 집중호우로 30명이 숨졌다. 부상은 8명 실종자는 12명이다. 특히 지난 8일 오후 4시 42분쯤 전북 장수 번암면에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실종된 주민 2명이 숨친 채 발견돼 사상자가 늘었다.

또 전남 곡성 오산면에서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주택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해 실종자가 5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고, 전남 담양 무정면에선 8세 어린이가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강원 춘천 의암댐에서 발생한 선박 침몰 사고로 실종됐던 경찰 공무원 1명 등 2명의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관련 사고 사망자가 3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전북 담양에선 최대 612mm의 비가 가장 많이 내렸다. △전남 순천 561mm △광주시 533.7mm △전남 화순북 517.5mm △전남 장성 457.5mm △경남 산청 454mm 등 전라도와 광주에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이재민은 사흘 새 2205세대 3749명이 늘면서 총 5971명이 발생했다. 일시대피도 8867명에 달했고, 4617명은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체육관, 마을회관 등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폭우로 섬진강에서 범람하는 등 1123명이 대피했고, 영산강도 범람해 175명, 낙동강 수계에서도 156명이 대피했다.

시설피해도 사흘 새 3246건이 발생해 총 9491건으로 늘었다. 공공시설은 △도로·교량 2721건 △하천 542건 △저수지·배수로 96건 △산사태 547건 △기타 202건 등이고, 사유시설은 주택 2572건 △비닐하우스 318건 △축사·창고 등 1344건 피해가 발생했다. 농경지도 9317ha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서해상에서 발달한 비구름대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경기, 충남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mm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5호 태풍 ‘장미’도 북상하고 있다. 이번 태풍의 중심기압은 1000hPa, 최대 풍속은 초속 18m, 강풍반경은 200km로 강도 ‘약’의 태풍이다. 장미는 우리나라가 제출한 이름이다.

장미는 현재 시속 37km로 북상하고 있고, 오는 10일 오전 3시쯤부터 서귀포 남쪽 약 350km 부근 해상으로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 부산 남서쪽 약 50km 부근을 지나면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이번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주도와 경남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