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좌투수 징크스, 볼카운트 싸움으로 극복했다"

by정재호 기자
2014.04.10 17:07:31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추추 트레인’ 추신수(31·텍사스 레인저스)가 일말의 우려를 뒤로 하고 새둥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도 연일 고감도의 타격과 출루본능을 뽐내고 있다.

추신수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 원정 3연전 최종전에 텍사스 레인저스의 선발 좌익수 겸 리드오프(1번타자)로 나와 ‘2타수1안타 2볼넷 2루타 1개’ 등을 추가하며 5경기연속 안타(3경기 멀티히트) 및 시즌성적을 ‘9경기 11안타 타율 0.355 3타점 6득점 7볼넷 출루율 0.475 OPS(출루율+장타율) 0.959’ 등으로 끌어올렸다.

맹활약이 이어지자 ‘ESPN’에서는 추신수가 “FA대박을 터뜨리기 이전과 똑같다”고 치켜세웠고 미국 지상파 ‘CBS 스포츠’에서는 때마침 신시내티 레즈의 초반 부진과 엮어 “빈공에 허덕이는 신시내티의 추락 원인은 리드오프 추신수의 이탈이 결정적이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떠오르는 화두는 이제 추신수가 지난 2년간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됐던 좌투수 상대 징크스마저 극복한 게 아니냐는 쪽에 맞춰지고 있다.

추신수가 손으로 입술 쪽을 훔치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추신수는 이점에 대해 10일 미국 텍사스주 유력 일간지인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과 인터뷰에서 “좌완투수? 사람들이 항상 내게 좌완투수에 관해 묻는다”며 웃었다.

좌타자 추신수가 지난 몇 년간 좌완투수를 상대로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는 점은 너무 잘 알려진 사실로 각종 미디어(언론)들이 추신수가 이를 잊게끔 놔주지를 않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대화의 주제가 달라질지 모른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비록 지난 2년(2012년 좌투수 상대타율 0.199, 2013년 0.215 등)과 비교해 아주 작은 샘플에 불과할지 모르나 타석에서 스스로가 느끼는 기분이 확실히 달라졌다.

초반 경기를 통해서도 좋아지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는데 추신수는 10일 경기까지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 0.455(11타수5안타)로 징크스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매우 뛰어나다.

추신수는 비결을 두 가지로 꼽았다. 첫째 한때 유명했던 메이저리그 좌타자 출신인 데이브 매거던(51) 텍사스 타격코치와 집중훈련을 했고 둘째는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지식이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매거던 타격코치와 좌투수를 상대로 한 접근법을 놓고 훈련했다”고 말했다.

매거던은 ‘코리언특급’ 박찬호의 전성시절 당시 같은 지구의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대표하는 베테랑 좌타자로 종종 맞대결을 벌였던 기억이 있어 한국야구 팬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현역시절 교타자로 정평이 나 있던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16년을 뛰며 ‘통산 0.288 1197안타’ 등을 남겼다. 좌타자이면서 좌투수를 상대로도 성적(통산 타율 0.263)이 나쁘지 않았다.

매거던의 존재는 분명 추신수에게 힘이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극복비결은 추신수 본인에게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코치와 함께 타격 머케닉(자세 및 기술)에 손을 대거나 바꾸지 않았다는 게 증거다.

따라서 “그의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남다른 이해와 지식이 좌투수를 상대로 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도록 도왔고 이게 결국 성공을 불러오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즉 올 시즌부터는 우투수 못지않게 좌투수를 맞아서도 공을 잘 보고 골라낸다는 뜻이다.

좌투수 상대 통산 0.245를 기록 중인 추신수는 최대한 겸손했지만 한층 불어난 자신감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는 “볼카운트 싸움이 지난 2년보다 확실히 더 나아지게 하는 방법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좌투수를 맞아 나 스스로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이미 몇 차례나 말해왔다”고 징크스 타파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