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진우 기자
2016.12.07 07:33:31
유니클로, 올해 국내시장 영업실적 저조
유니클로·자라·H&M 등 글로벌 SPA 동반 부진
자라·H&M은 경영외적 문제로 곤욕 치르기도
데이즈 등 토종 SPA는 완만한 성장세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국내 진출 10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한 SPA(제조·유통 일괄의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가 올해 실적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클로뿐만 아니라 스페인 자라(ZARA), 스웨덴 H&M 등 글로벌 브랜드의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다. 토종 SPA 브랜드의 매출 신장은 이어졌지만 성장 폭이 줄어들면서 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16 회계년도(2015년 9월~2016년 8월) 매출 1조1822억원, 영업이익 10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매출 1조1169억원, 영업익 1564억원)보다 매출은 5.8% 늘었고, 영업이익은 31.4% 급감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 롯데쇼핑(023530)이 51대49 지분 구조로 2004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2009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만인 2012년 5000억원을 넘어섰고, 2015년 브랜드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매년 파격적인 매출 신장을 이어가다가 올해 성장세가 둔화됐다.
업계에서는 유니클로가 실적이 좋지 않은 이유로 사라진 가격 경쟁력을 지적한다. 더 이상 유니클로가 SPA의 상징인 가성비 브랜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일례로 일본 유니클로에서 1990엔(한화 2만500원)에 판매되는 ‘후리스풀짚재킷’은 한국에서 2만9900원에 팔리는 등 가격이 역전된 제품이 많다.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가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친 부분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유니클로가 올해 초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는데 고객들이 히트텍(발열내의)을 제외하고 나머지 제품들은 더 이상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면 굳이 SPA 브랜드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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