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너무 편하게 하려해"…기업사냥꾼에 한방 맞은 버핏

by이정훈 기자
2014.10.22 08:24:35

아이칸 "기업 CEO들 실력없어..버핏도 해야할 일 많아"
"개인적으로 동의못할 버핏 행동들 있어"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그는 가끔씩 너무 편하게 가려는 경향이 있어요.”

워런 버핏(왼쪽)과 칼 아이칸(오른쪽)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등으로 불리며 투자의 세계에서 전설로 추앙받던 인물이 몇몇 투자 실패로 상처를 받자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헤지펀드 투자자까지 나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행동주의 투자를 대표하는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회장은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아이칸 회장은 “버핏은 (투자한 기업들에게) 더 많은 걸 해야 한다”며 “그는 똑똑한 사람이고 주주들을 위해 잘해왔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의 행동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기업을 인수하거나 대규모로 지분을 취득한 뒤 기존 경영진에게 경영을 일임하는 버핏의 스타일을 겨냥한 듯 “우리같은 투자자들이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 등에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하며 그런 점에서 버핏도 해야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현재 이 나라(=미국)는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미국에 있는 아주, 아주 많은 기업들에서 실력도 없는 최고경영자(CEO)들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렇게 잘못 경영되고 있는 회사를 바꿔야 하며 CEO들이 보다 책임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이 이같은 굴욕을 당하고 있는 것은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와 세계 최대 컴퓨팅서비스업체인 IBM 투자로 잇달아 큰 손실을 떠안은데서 비롯됐다.

지난 6월말 현재 IBM 주식 7020만주를 갖고 있는 버핏 회장은 최근 IBM 주가 추락으로 무려 9억1650만달러(약 9715억원)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입었다. 또 이보다 앞서 2006년부터 투자를 시작해 지분율 3.7%를 가진 테스코로 인해 투자금 가운데 7억5000만달러(약 7960억원) 이상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