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Story]애플의 오만인가 공포인가..아이폰6S 예약기간 축소된 이유

by김현아 기자
2015.10.17 10:30:4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동통신3사가 이번 주말을 피해 19일부터 애플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예약판매를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16일부터 22일까지 하려 했던 걸 3일 미룬 것이죠.

아이폰6S 예약판매가 이뤄진 곳은 아이폰 전문 매장 프리스비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15일 저녁 11시에 마감돼 이번 주말에 예약할 순 없게 됐습니다.

사실 예약가입을 몇일 먼저하더라도 배송까지의 시간을 고려하면 23일 공식 출시 때보다 더 늦게 손에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이 갑자기 예약 기간을 줄이자 분통을 터뜨리는 사람들도 상당합니다. 갑자기 왜 줄였느냐는 겁니다.

세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작동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출고가가 미국보다 최대 30%가까이 높게 책정돼 시장 반응이 예전만 못할 수 있다는 점, 전작(아이폰6) 출시때 시장 과열로 이통3사 임원들이 형사입건 됐다는 점, 국내 영업·마케팅 활동에서의 애플의 고자세에 대한 반감때문입니다.

애플코리아가 발표한 아이폰6S의 출고가는 ▶16GB 92만원 ▶64GB 106만원 ▶128GB 120만원이며, 아이폰6S 플러스의 출고가는 ▶16GB 106만원 ▶64GB 120만원 ▶128GB 134만원입니다.

하지만 애플 스토어의 공식 가격을 기준으로 미국 출고가를 살펴보면(10월 17일 환율기준) ▶16GB 649달러(73만5317원) ▶64GB 749달러(84만8617원)▶128GB 849달러(96만1917원)이며, 아이폰6S의 출고가는 ▶16GB 749달러(84만8617원) ▶64GB 849달러(96만1917원) ▶128GB 949달러(107만5217원)이어서 국내 소비자 가격이 20~30% 정도 비쌉니다.

최근 달러 강세가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만, 가격 차이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폰6S를 국내 이통사 홈페이지에서 예약가입해 사는 것보다 지인들의 물량을 모아 미국의 애플스토어에서 사는 게 유리한 것이죠.

대화면 첫 적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전작(아이폰6)에 비해 아이폰6S의 개선된 기능이 눈에 확 띄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지난해 단말기유통법(단통법) 시행이후 국내 출시된 아이폰6의 경우 LG유플러스에서 나오는 첫 아이폰이라는 사실 등이 영향을 미쳐 3사간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제품도 좋았지만 “밀리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작동했고 ‘제로클럽’ 같은 별도 마케팅 프로그램도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이통3사는 불법 지원금 지급 혐의로 영업 담당 임원들이 형사고발 당하는 등 피해가 컸습니다.

또다시 아이폰 신작을 계기로 시장을 시끄럽게 만들어 피곤해지고 싶지 않다는 게 이통사들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나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단통법 시행이후 중저가 단말기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굳이 애플의 고가폰이 국내에서 더 많이 팔리도록 독려할 이유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내 통신사들과 애플간의 소위 ‘노예계약’ 논란도 한 몫했다는 평가입니다. 통신사들이 이번 아이폰6S와 6플러스의 미국보다 높은 국내 출고가에 큰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출고가도 미국보다 30% 비싸게 받으면서 리베이트(유통망 장려금)도 없고, 각종 광고비 등등해서 사업자들에게 덤터기를 씌운다”는 게 업계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는 애플의 글로벌 정책 탓이지만, 작년에 LG유플러스에서 처음 아이폰이 나올 때와 달리 이번에는 “작년처럼 하지 말자”는 생각이 큰 것이죠.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는 아이폰6S의 사전 마케팅이 안 되자 스스로 비용을 써서 아이폰6의 출고가를 스스로 9만 원 정도 내리는 결정을 했습니다. 주말동안 아이폰 매니아들을 방어하겠다는 것입니다.

애플 아이폰6S의 예약판매 기간이 돌연 줄어든 것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가 감독하는 스마트초이스(www.smartchoce.or.kr) 사이트에 들어가서 단말기별 출고가와 요금제별 지원금을 확인하고 자기 통신패턴과 기호에 맞는 단말기를 사는 게 유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