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文대통령 만나도 아베총리에게 한 '목례'할 것"
by박지혜 기자
2017.12.18 08:40:11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고개를 숙여 인사한 모습에 대해 ‘굴욕외교’ 논란이 일자 “문 대통령을 만나도 그 정도의 ‘목례’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18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나라를 작은 나라, 중국을 대국이라면서 ‘알현’, ‘조공외교’를 해서 나라의 국격을 손상시킨 세력들이 외국 원수를 만나 의례적인 목례를 한 것을 ‘굴욕외교’ 운운하다니 참 어이가 없다”는 글을 남겼다.
이어 “아베 총리와의 북핵 회담은 대한민국에 유익한 한미일 동맹을 강화할 계가가 됐다는 것을 굳이 외면하고, 스틸사진 한 장으로 한국당의 북핵외교를 폄하하려는 좌파들의 책동은 그들의 선전·선동술”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잔꾀가 가히 놀랍다”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도 그 정도의 목례를 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일제시대 징용에 끌려갔다 온 아버님을 둔 사람, 지문 날인을 거부하고 일본에 입국한 사람, 위안부 문제를 당당하게 말한 사람을 친일 운운하는 알현·조공세력을 보면서 아연실색한다”며 “반성하고 자성해 실추된 국격이나 되찾으라”고 촉구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알현하러 가는 날”이라고 말했던 홍 대표가 아베 총리와 인사를 나눌 때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홍 대표는 지난 14일 아베 총리와 회동한 후 ‘중국의 문재인 대통령 홀대론’을 지적하며 ‘알현’이란 단어를 썼다. 그 다음날에도 도쿄에서 “문 대통령이 푸대접만 받으면서 대규모 경제사절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것은 황제 취임식에 ‘조공’ 외교하러 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알현’이란 표현은 홍 대표가 아베 총리에게 보인 행동에 더 적합할 것”, “홍 대표의 공손한 모습이 참 어색합니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홍 대표가 아베 총리를 만나 악수를 나눌 당시, 홍 대표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지만 아베 총리는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며 그 모습을 바라만 봤기 때문이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아베 총리와 북핵 대응방안을 논의한 홍 대표에 대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비난한다는 말처럼 본인이 아베를 알현한 것은 반성 안 하고 남 비난만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홍 대표가 ‘알현’, ‘조공’ 등의 표현을 쓴 것을 거세게 비판하며 역공에 나섰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홍 대표는 아베 총리와 회동하면서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알현’이라는 막말을 했다”며 “묵과할 수 없는 일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패배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인가.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이라며 “그것도 아베 총리에게 이런 말을 하다니 제1야당 대표 자격이 있나”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