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땅 보기 좋은 때… 물 주변은 피하라

by조선일보 기자
2007.01.23 09:28:03

초보자 위한 땅투자 가이드

[조선일보 제공] 평소에 땅을 봐도 아무 생각이 안난다는 주부 황세원(32·사진 왼쪽)씨. 은퇴하면 남편과 오붓하게 전원주택에서 생활하는 게 꿈이다. 땅투자에 갓 관심갖기 시작한 초보투자자 황씨가 토지연구 20년차인 ‘공간과토지연구소’의 원구연 소장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고속도로 주변에 땅을 사야 한다는 논리는 위험하다. 고속도로 주변 500m 이내에선 대규모 개발사업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속도로 접근성이 빠른 지역을 눈여겨 봐야 한다. ‘고속도로 효과’는 톨게이트 주변보다는 일반도로가 맞물려 연결되는 도심(都心)지역이 더 수혜지역이다. 인구가 몰리면서 소득 기반이 있는 지역으로 통하는 도로 주변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아무리 경치가 좋다고 해도 초보자는 저수지, 댐, 하천 등 물 인근 땅은 피하는 게 좋다. 집중호우 등으로 홍수가 발생해서 강 물줄기가 바뀌는 바람에 내땅이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 주변은 상수원 보호 등 제한이 많아 개발하기까지 난관도 많다. 임야 역시 각종 환경 관련 법률 때문에 개발이 어렵다. 50년 이상 나이든 장수(長壽) 나무가 많거나, 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지역은 관심을 버리자.



초보들은 자기가 살 땅만 열심히 보는 오류를 저지른다. 하지만 투자처 주변을 두루 들여다봐야 낭패보지 않는다. 주변 땅은 ‘까마귀’인데 내 땅만 ‘백로’라고 해 봤자 소용없다. 국토계획확인원, 지적도, 토지대장, 등기부등본 등을 꼼꼼히 살피고, 해당 지자체의 조례를 들춰서 용적률이나 건폐율, 토지용도 등을 따져봐야 한다.


땅은 계절따라 눈여겨봐야 할 사항이 달라진다. 일단 겨울~이른 봄이 땅 보기에 가장 좋은 때다. 여름철 산록이 무성할 때나 단풍 떨어진 가을에는 올바른 판단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축사가 있을 경우 겨울에는 악취가 잘 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하자. 여름철엔 장마나 태풍이 지나간 뒤에 확인해야 지세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땅은 최소 10년 이상 장기로 돈이 묶인다고 생각하고 투자해야 한다. 즉 ‘세월에 돈을 묻어야 한다’는 소리다. 올해부터 토지관련 세금이 대폭 강화된 만큼,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성 투자는 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땅은 보유하는 동안 큰 수익을 주지 못한다. 물론 주거환경 개선 등을 이유로 농지를 택지로 개발해야 하므로, 땅값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성형수술’을 해서 땅 팔자를 바꾸는 것도 요령이다. 가령 임야를 개간해서 과수원 용지로 성형수술하면 값이 크게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