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대신 CO2로 ‘유화산업의 쌀’ 에틸렌 만든다

by김정유 기자
2022.04.24 12:00:00

UNIST·KENTECH·KAIST 연구팀 공동 연구
최고 변환 효율·높은 전류밀도 기록

이호정 연구원(제1저자, 좌측 하단부터 반시계 방향) 권영국 교수, 시라즈 술탄 박사(제1저자), 윤아람 연구원(제1저자), 최한샘 연구원, 공태훈 연구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UNIST)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석유 대신 이산화탄소(CO2)로 에틸렌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에틸렌은 석유화학 산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다.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권영국 교수팀이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활용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구리알루미늄 합금 촉매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촉매를 전극에 바른 뒤 전기를 흘리면 촉매 표면에서 이산화탄소가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에틸렌으로 바뀌는 게 골자다. 이번 연구는 UNIST 신소재공학과의 이종훈 교수팀, KENTECH 김우열 교수팀, KAIST 김형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뤄졌다.

이번 촉매는 그간 논문으로 보고된 촉매 중 최고 수준인 82.4%의 전류효율을 기록했다. 기술의 상업화 경제성을 판단하는 전류 밀도도 제시된 평가 기준의 2배를 넘었다. 이는 촉매 효율이 높을수록 부산물이 적게 생성됐다는 의미다. 전류 밀도는 단위 시간당 생산할 수 있는 에틸렌의 양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촉매 합성 방법도 간단하다. 구리와 알루미늄 원료를 동시에 침전시킨 후 열을 가해주기만 하면 돼 대량 생산도 쉽다.

연구를 주도한 권영국 교수는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동시에 에틸렌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술”이라며 “기술 경제성평가 기준을 충족한 데다가, 촉매 합성 방법이 간단해 친환경 에틸렌 생산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촉매는 산화구리알루미늄 나노시트(sheet)에 산화구리 나노입자가 균일하게 올려져 있는 형태다. 에틸렌 합성 반응은 다단계 합성 반응이라 부산물이 생기기 쉬운데, 촉매의 두 성분이 각각 다른 단계의 촉매 반응을 나눠 분담, 에틸렌 합성 반응만 빠르게 많이 일어날 수 있다.

UNIST의 시라즈 술탄 박사, 이호정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원, 윤아람 신소재공학과 연구원도 제1저자로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에너지·환경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 3월 22일자로 온라인 선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