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보면 美 증시 과도한 추종 금물…韓 저평가株가 낫다

by권소현 기자
2021.11.13 17:41:56

DB금융투자 분석
물가상승은 결국 실질 GDP 하락으로 연결
미국 주가와 기저간 괴리
한국 증시는 적정 밸류 찾아 이동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한미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한국 증시는 꽁꽁 얼어붙은 모양새다. 미국 물가 상승세를 감안할때 이같은 현상이 지속되기는 어려운 만큼 미국 증시를 과도하게 추종하는 전략은 위험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3일 “물가가 오르는데도 미국 주식시장 성과가 뛰어난 이유는 미국 주식 상당수가 물가와 관련성이 적은 혁신산업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며 “물가가 오르니 미국은 테이퍼링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미국 자산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모두 미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며 매수함으로써 미국 주식이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가 지속가능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미국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물가에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까지 물가에 무관하지는 않다는 이유에서다. 물가가 오르면 실질임금이 하락하고, 실질소비가 줄어들게 되며 결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물가 상승은 수요에 영향을 주며 공급을 흔들 수 있다”며 “이미 미국의 매크로 환경을 보면 이러한 단계가 꽤 진행됐는데 미국 증시가 상승하자 투자자 모두가 기저의 변화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 형국이다”고 지적했다.

중기적으로 보면 미국 증시는 주가와 기저 간 괴리를 보이고 있고 한국 증시는 적절한 밸류에이션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의 현재 상승 흐름을 과도하게 추종하는 투자전략은 다소간의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향후 한국 주식시장이 내년 상반기에 먼저 바닥권을 형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국내 주식에 대해 저평가 종목을 찾는 투자전략을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