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금융그룹, 반려견주 마케팅 눈에 띄네..적금에 소양교육까지

by유현욱 기자
2018.09.19 07:00:00

반려견 오디션, 견주 특강 입소문…
친숙한 이미지 심고 잠재고객 확보

(사진=인스타그램 ‘i_am_tofu’ 갈무리)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제1회 JT금융그룹 왕왕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적 있는 네 살배기 화이트 포메라니안 ‘두부’는 지난 5월 12일 케이크 앞에서 혀를 내밀고 활짝 웃고 있는 셀피(셀프카메라)를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반려견 ‘가을이’를 돌보는 김미성씨가 같은 달 19일 반려견특강에서 배워와 직접 만든 반려견용 타르트 사진을 본 팔로워들은 ‘내가 먹고 싶다’는 댓글을 달며 군침을 흘렸다.

JT캐피탈과 JT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둔 JT금융그룹의 반려견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다달이 운영 중인 반려견 특강이 큰 광고 없이도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초기에는 선착순으로 신청 접수를 하다가 누리꾼의 ‘광클(미치도록 빠르게 클릭한다는 뜻의 신조어)’ 경쟁이 붙자 사연을 받아 당첨자를 선발하는 식으로 바꿀 정도다. 생일이나 입양일 등 기념일이면 상대적으로 유리하므로 일부는 신춘문예 등단에 버금갈 글발로 동참을 호소한다. 지난달까지 누적 참석 개와 사람은 200쌍 이상이다.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어라운드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회 ‘JT왕왕콘테스트’ 시상식에서 윤병묵(왼쪽 두 번째) JT친애저축은행 대표와 우승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기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여느 마케팅 행사와 달리 금융상품을 직간접적으로 소개하는 일이 없다. 설령 적금이 뭔지 신용대출이 뭔지 몰라도 전혀 눈치 볼 필요 없이 다녀올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신청자격 역시 반려견을 사랑하는지 여부일 뿐이다.



또 다른 요인은 실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만이 고민할 법한 구체적인 내용을 다룬다는 점이다. 올해 진행한 강좌 중에는 댕댕이(멍멍이)의 귀 건강을 지켜줄 세정제, 댕댕이가 풀숲에서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오일을 만드는 시간도 있었다. 특히 다치거나 나이가 든 반려견을 마사지하는 법을 배우는 수업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JT금융그룹은 지난 2016년 금융권 최초로 반려견 오디션을 진행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크게 확대됐다. 투표수가 첫해 18만7000여건에서 지난해 26만5300여건으로 7만건(41%)이상 늘었다. 이 같은 호응에 올해 행사는 총 경품 3000만원 수준으로 이전보다 더 성대해졌다.

JT금융그룹이 반려견을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데는 친숙한 이미지를 쌓아 잠재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중이 깔려 있다. 국내 반려견 숫자는 통계에 따라 500만~700만마리로 추산된다. 여기에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른 평균 가구원수 2.47명을 곱해 도출한 잠재 고객은 1235만~1729만명에 달한다.
(사진=JT금융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