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수사대가 찾은 이재명·황교익 '먹방' 시간...李측 "억측"

by박지혜 기자
2021.08.20 08:53:4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보은인사’ 논란이 일단락된 가운데, 이번엔 두 사람의 ‘먹방(먹는 방송)’이 문제가 됐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 지사를 향해 “이천 쿠팡 화재 당일 행보에 대해 성실하게 소명하라”고 요구했다.

이낙연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지난 19일 밤 성명을 내고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인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사건 당일인 6월 17일, 최근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으로 논란이 된 황교익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황교익TV’ 촬영을 강행했다는 기호일보 보도가 나와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배 대변인은 “보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건 당일인 지난 6월 17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일대 거리와 음식점 등에서 황교익 내정자와 유튜브 채널용 방송 녹화를 진행했다”면서 “화재사고 현장엔 다음날인 18일 오전 1시 32분에야 도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재 경보가 울린 17일 오전 5시 27분 이후 약 20시간 만이자 17일 오전 11시 30분께 화재진압 중이던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이 고립된 13시간 뒤였다”면서 “만에 하나, 사실이라면 이는 경기도 재난재해 총책임자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보다”고 꼬집었다.



사진=유튜브 ‘황교익TV’ 영상 캡처
이 가운데 이른바 ‘네티즌 수사대’는 이 지사의 ‘황교익 TV’ 출연 영상에서 두 사람이 떡볶이를 먹은 뒤 찾은 단팥죽 식당의 벽시계와 이 지사의 손목시계에 주목했다.

이 지사와 황 씨가 식당을 찾은 시간은 6월 17일 오후 8시 10분께였고, 식당에 자리 잡은 이 지사의 손목 시계는 8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 무렵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15시간째 이어지며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고 있다는 보도와 붕괴 우려로 김동식 소방구조대장의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20일 “이천 쿠팡 화재 당시 이 지사는 남은 경남 방문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복귀했다”고 해명했다.

도는 “이 지사가 17일 오전 경남 현장에서 ‘대응1단계 해제’ 보고를 받은 후 오전 11시 경남과의 협약식에 참석했다”며 “이후에도 이 지사는 행정1부지사를 화재 현장에 파견해 화재진압 상황을 살펴보도록 했다. 이어 사전에 예정된 경남교육감 접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현장방문, 영상촬영 등의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화재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행정지원 조치사항을 꼼꼼히 챙겼다”고 했다.

또 “당초 예정된 일정을 마친 이 지사는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그 다음 날로 예정된 고성군과의 협약 등 공식 및 비공식 잔여 일정 일체를 취소하고 17일 당일 저녁 급거 화재현장으로 출발했으며 18일 새벽 1시 32분 현장에 도착해 재난 총책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며 “애끊는 화재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