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G제약, 데핍조 생산공장 FDA 실사 완료…“허가 재신청”

by김진수 기자
2024.03.26 08:30:07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CMG제약은 구강용해필름(ODF) 제형의 정신질환 치료제 ‘데핍조’(Depipzo)의 미국 FDA 품목허가를 올해 8월까지 재신청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차바이오컴플렉스 전경. (사진=차바이오)
CMG제약은 2019년 12월 데핍조(성분명 아리피프라졸)에 대해 FDA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승인 과정에서 데핍조의 원료를 생산하는 글로벌 제약사 ‘헤테로’가 제조한 고혈압약에서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불순물이 발견됐다.

이 불순물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데핍조의 원료가 헤테로의 동일 공장에서 생산됐다는 이유로 FDA는 보완 지시를 내렸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사가 지연됐다.

FDA는 지난해 헤테로의 공장을 실사해 생산 공정에 문제가 없다는 결과를 헤테로에 전달했다.

CMG제약은 헤테로 관련 이슈가 해소된 만큼 신속히 품목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먼저 올해 8월까지 FDA 허가를 재신청할 계획이다. FDA 허가 절차에 약 6개월이 예상되는 만큼 늦어도 2025년 초 승인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시가 지연되면서 CMG제약은 더욱 철저히 미국 진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데핍조의 주성분인 아리피프라졸은 조현병이 주 적응증으로, 매년 15% 이상 성장해 왔다. 2022년 아리피프라졸의 용도특허가 만료되면서 양극성 장애, 주요 우울장애, 자폐 장애, 뚜렛 장애 등으로 적응증이 추가되고 경쟁 ODF 제품이 없어 시장 잠재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CMG제약은 수익성 있는 약가 확보를 위해 데핍조를 FDA의 개량신약 허가규정인 505b(2)로 신청, 개량신약으로 품목 승인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 개량신약으로 허가를 받으면 제네릭보다 약가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또 제네릭의 경우 성분명으로만 마케팅과 처방이 가능한 반면, 개량신약은 제품명으로 마케팅과 처방이 가능해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와 로열티를 구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CMG제약은 미국 현지의 개량신약 허가 전문 컨설팅 업체와 협력 전략을 세우는 중이다.

CMG제약은 품목 승인이 나면 빨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먼저 올해 보험약가 준비를 위해 미국 주요 PBM(처방약약가관리업체)들과 미팅을 준비 중이다. 또 6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바이오 USA’에 참가, 비즈니스 파트너링 미팅을 진행해 데핍조를 글로벌 제약사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주형 CMG제약 대표는 “외부 불가피한 이슈로 품목허가가 늦어졌지만, 시장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 FDA 품목허가를 받는 대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겠다”며 “미국 시장에서 데핍조의 우수성을 입증한 뒤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데핍조는 CMG제약이 개발한 세계 최초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다. CMG제약이 자체 개발한 ‘STAR(Smooth, Thin, Advanced Stability, Refreshing Taste) FILM’ 기술을 적용해 필름 파손 및 변질을 최소화하고 휴대성 및 복용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

미국 시장조사 전문 분석기관인 Data Monitor에 따르면, 미국 조현병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간 약 12조원으로 글로벌 시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