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추가 진행…단기적으론 되돌림 가능성도”

by김윤지 기자
2020.08.05 07:58:35

메리츠증권 보고서
“위안화·원화, 달러약세 환경서 소외”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증권은 미국 모멘텀 약화에 따른 달러 약세가 단기적으로 일부 되돌려질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 달러 약세가 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위안화, 원화는 글로벌 달러 약세 환경에서 다소 소외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5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위스 프랑, 스웨덴 크론 등 주요국 6개 통화를 대상으로 하는 달러인덱스(DXY) 지수는 3월 23일 고점 대비 9.2% 하락했다.

이에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의 절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7월 중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대부분은 유로화와 인근 지역 강세에 기인하며 신흥국 통화의 강세도 수반됐다”고 설명했다.



중기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연장될 것이라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월 말 이후 7월 셋째주까지 주요국 중앙은행 자산의 증감을 보면, 여전히 미국 연준의 자산 증가가 여타 중앙은행 자산 증가 속도를 앞선다”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자산증가와 은행시스템 작동으로 유발되는 글로벌 통화공급의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되며 달러화 약세를 유발하고 있고 내년 1분기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질 금리를 낮게 유지시킬 유인이 미국이 가장 크다는 점도 이유였다. 이 연구원은 “국가채무 급증을 영구히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반드시 정상화 노력이 수반될 것”이라면서 “국가채무의 물리적인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선진국 공통적으로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팽창시키거나, 실질금리를 낮게 유지시키는 방향으로 GDP대비 부채비율을 낮추고자 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달러화 약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달러화 흐름은 미국 모멘텀 약화와 유로의 강세를 반영하는데, 유로존 2분기 GDP가 독일 등 지역에서 시장 기대를 하회하고 미국의 7월 제조업 공급관리협회(ISM) 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달러화 지수의 되돌림이 관찰되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금융시장 내에서 달러화 약세와 유로화 강세에 대한 기대가 한 방향으로 크게 쏠려 있다는 사실도 단기간 내 이러한 조합의 되돌림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면서 “미국의 신규확진자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의회 차원의 부양책이 가세하면서 미국 경기회복의 지속력이 확보된다면 반전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와 원화는 글로벌 달러화 약세로부터 다소 소외됐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빠른 경기회복으로 중국 위안화를 포함한 아시아 역내 통화 강세가 나타나긴 했지만, 미중 갈등이라는 변수가 위안화 강세를 제약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원화 강세도 제약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간 내 박스권 하단인 7위안, 1190원을 하향 돌파하기는어려워 보인다”면서 “미국 대선이 지난 이후에 위안화, 원화 강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