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러시아`…트럼프, 러 외무장관에 IS관련 기밀정보 유출(종합)

by이정훈 기자
2017.05.16 07:03:29

동맹국서 제공받은 기밀정보, 러 장관-대사와 공유
동맹국과 공조에 악영향…"정보원도 위험해질 듯"

라브로프(왼쪽) 러시아 외무장관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자신의 선거캠프와 러시아간의 내통설로 인해 `제2의 워터게이트` 비화 우려까지 낳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러시아 외무장관 등에게 1급 기밀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정보는 미국이 동맹국으로부터 제공받은 것인 만큼 사실로 확인될 경우 동맹국과의 공조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면담한 자리에서 동맹국으로부터 입수한 고급 기밀정보를 유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紙)가 15일(현지시간) 현직 및 전직 미국 관료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측에 공개한 정보는 정보공유협정을 통해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측에 제공한 것으로, 미국 정부 내에서도 엄격하게 통제되는 민감한 정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한 관료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출한) 정보는 음어(code-word)로 된 것으로 트럼프는 우리가 동맹국들과 공유했던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러시아 대사 등에게 노출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정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또 그 정보를 건네준 동맹국이 어느 나라 또는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소식통들은 이같은 정보 유출로 인해 이슬람국가(IS)와 관련한 결정적인 정보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보를 제공한 동맹국에서는 미국에게 이 정보를 러시아와 공유하도록 사전에 승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식통은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으로 인해 IS의 내부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동맹국들과의 공조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백악관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동 직후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에 연락해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후폭풍에 대비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의 정부 당국자들이 적국과 이같은 기밀사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며 특히 대부분 정부 기밀을 해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가진 대통령일 경우 이같은 정보 유출은 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다만 이 자리에 동석했던 H.R.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러시아 외무장관과 항공기에 대한 위협 등 테러조직의 각종 위협을 함께 검토했으며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어떠한 정보원이나 방법, 군사작전 등도 유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CIA와 NSA측은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