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비하 이모티콘 판매한 네이버 라인, 가이드라인 뚫렸다

by박지혜 기자
2019.08.29 07:41:5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운영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모티콘이 등장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 조롱하는 라인 이모티콘’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퍼졌다.

해당 이모티콘은 메신저에서 쓸 수 있는 이모티콘을 판매하는 ‘라인 스토어’에 올라온 ‘미스터 문의 도장(Stamps of Mr.Moon)’이었다. 라인 스토어는 개인 창작자가 만든 이모티콘을 선보이는 ‘크리에이터스 스티커’에서 해당 이모티콘을 12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미네오 마인(Mineo Mine)’이라는 제작자가 올린 ‘미스터 문의 도장’은 문 대통령의 얼굴을 그린 캐리커처로, 흐트러진 머리 모양과 돌아간 눈, 콧물과 침을 흘리는 등 모욕적인 모습으로 문 대통령을 표현했다.

특히 이모티콘과 함께 ‘감사합니다 문짱입니다’, ‘무슨 말이었더라’, ‘저는 제정신입니다’, ‘약속? 그게 뭐야?’, ‘파기!’, ‘네가 나쁜거야!’라는 등의 문구가 일본어로 쓰여있다.

이는 최근 한일 갈등 국면을 연상시키는 문구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 등에 대한 일본 극우의 시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혐오나 명예훼손 우려가 있는 콘텐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특정 국적 소유자, 인물, 법인, 집단에 대한 비방이나 폄훼,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 ‘정치적 이미지나 선거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경우’ 등을 금지한다고 명시해두었다.

그러나 사실상 이같은 가이드라인이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라인은 누리꾼들의 항의에 전날 오후 문제의 이모티콘을 확인한 후 삭제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인 측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창작자의 콘텐츠를 심사한 후 공개해왔으나 문제의 이모티콘은 걸러내지 못했으며,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지분 72.64%를 보유한 자회사 라인의 주 사업은 메신저 ‘라인’으로, 일본·대만·태국·한국 등 글로벌 이용자 수가 1억6400만 명에 달한다.

최근 일본과 대만 등지에서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사업에 진출하면서 모회사인 네이버로부터 수천억 원대의 투자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