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파월 안 나타나자 증시 '패닉'…나스닥 3.5% 폭락

by김정남 기자
2021.02.26 07:24:28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장중 1.6% 돌파
5년물 금리도 폭등…연준 긴축 빨라지나
증시 패닉…나스닥 1만3000선 위태로워
"연준이 만든 거품, 터질 가능성도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폭락했다. 국채금리가 시장 예상보다 폭등하면서 3대 지수는 일제히 패닉에 빠졌다.

뉴욕 3대 지수 일제히 폭락

2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5% 하락한 3만1402.0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45% 내린 3829.34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52% 떨어진 1만3119.43을 기록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했고 장중 낙폭을 더 키웠다.

증시가 폭락한 건 국채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장중 1.614%까지 치솟았다.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2월 중순께 레벨이다. 국채금리가 뛴다는 것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증시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인플레이션 공포가 여전하다는 뜻이다.

더 주목할 건 10년물 외에 5년물까지 폭등했다는 점이다. 0.614%에서 출발한 5년물 금리는 장중 0.865%까지 올랐다. 지난해 3월 초 이후 가장 높다. 시장이 연준의 긴축 시기가 당겨질 수 있음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 증시가 최근 2거래일과 달라진 건 장중 파월 의장의 등장 여부밖에 없다. 파월 의장이 ‘슈퍼 비둘기’ 모드로 시장 패닉을 막아줬는데, 그가 나타나지 않자 곧바로 무너진 것이다. 사실상 연준 내 2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당분간 잠잠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빅테크주가 일제히 내렸다. 대장주 애플의 경우 3.48% 하락한 주당 120.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 주가는 8.06%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2.37%), 아마존(-3.24%), 구글(알파벳·-3.26%) 등 시가총액 규모가 전세계 톱10 안에 드는 빅테크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보잉(-5.62%), 셰브런(-0.95%), JP모건체이스(-1.34%) 등 주요 경기민감주들도 내렸다.

앨버트 에드워즈 소시에테 제네랄 전략가는 “기술주에서 경기민감주로 자금 순환이 이뤄진다면 연준은 낙관론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연준에 의해 만들어진 버블이 터질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나스닥, 증시 하락세 주도할듯”

이날 나온 노동지표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4~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3만건으로 전주(84만1000건) 대비 11만1000건 줄었다. 지난해 11월 마지막주(71만6000건) 이후 가장 낮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82만5000건) 역시 큰 폭 밑돌았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감소와 백신 보급 확대로 실업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전했다. 다만 이는 경기 회복 신호로 해석돼 국채금리를 더 띄웠다.

오안다증권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국채금리 변동 긴밀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나스닥이 지속해 하락세를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5.38% 폭등한 28.89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1% 하락한 6651.96에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24% 내렸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0.69% 하락했다.